아침 운동에 강박을 가졌던 때가 있다.
공복인 상태로 운동해야만 하루가 잘 풀릴 것 같다고 믿었다.
그 믿음이 강할수록 아침에 늦게 일어나 운동을 하지 못하면 오늘 하루는 글렀다고 여겼다.
후회와 자책의 잉여 에너지가 밤늦게까지 괴롭혔고,
겨우 눈을 붙였다 뜨면 어제의 연속이었다.
그 무렵 나는 생활이 너무 고달파서
눈을 뜨는 게 싫었고
매트리스에 얼굴을 파묻고 비명을 지를 때도 있었다.
인생이 어떤 답보 상태에 머물러 버린 느낌.
시간만 흐르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 같은 무력감.
무능력함.
우울해서 죽어버리고 싶었다.
그때 즈음 나를 두 번이나 살린 일이 있었다.
(자살시도를 한 것은 아니었다.)
생이 어떤 신호를 계속 보내는 것 같았다.
한 달 동안은 너무 놀라서 벙찐 상태에 빠졌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삶이 나를 두 번 살렸지?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었다.
어제는 새벽에 일어나 16시간 일하고 저녁에 운동을 하러 갔다.
나름 스트레칭 루틴이 생겨서 퉁퉁 부은 하체도 조금 시원해지고,
6KG 케틀벨 스쿼트 50개, 케틀벨 스윙 100개를 했다.
얼굴이 붉어지고 슬슬 몸에 탄력이 붙는 듯 했다.
헬스장 마감 시간까지 1시간 정도 남아서 근력 운동은 이쯤 하고, 달리기로 했다.
예전에는 무턱대고 달렸지만 이제는 서서히 내 몸을 달리는 몸으로 만든다.
경사도 5. 속도 5. 15분 정도 걷는다. 땀구멍이 열리기 시작한다.
경사도 0. 속도 7로 달리기 시작.
속도 6에서 걷는 것도 버거워하던 내가 이제는 15분씩 뛴다.
이게 웬걸, 저녁 운동이 더 에너지 넘치고 재미있다.
오늘 아침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정말 잠을 잘 잤다.
굳은 믿음만이 전부가 아닐 때가 있다.
나에게 아침운동보다 저녁운동이 더 잘 맞고
그보다 중요한 건 양질의 숙면인 것처럼.
잘 자고 일어나니까 글이 써진다.
삶은 한 번 비틀어야 시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