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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좋은 ㅎㅏ루 Feb 12. 2019

도쿄 크래프트 비어 펍 크롤링 (1편)

요나 요나 비어 웍스에서 성공한 크래프트 맥주를 만나다




IT 용어로 ‘웹 크롤링’이란 여러 웹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번 2박 3일간 도쿄 여행에서는 기획하지는 않았지만 본의 아니게 웹 사이트가 아닌 크래프트 펍을 돌아다니는 ‘펍 크롤링’ 여행이 되어 버렸다. 원래는 글조차 쓸 생각이 아니어서 사진도 제대로 찍지 않고 마시고 먹는데만 집중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 기억을 복귀해보자고 인터넷을 뒤져 보니 이외로 이 곳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최근에 생긴 곳도 있는 탓이고 일본 현지인이 아니면 가보기 힘든 탓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 중 몇 곳은 너무나도 좋아서 혼자만의 장소로 간직하고 싶었지만 기억을 되살려 많은 분들에게 소개해 볼까 한다. - 방문지수도 많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 맥주를 좋아하는 특히나 크래프트 맥주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분명히 후회하지 않을 곳이 될 것이다. 첫 번쨰로 소개할 크래프트 펍은 매일 밤 한잔 하고 싶은 맥주 요나 요나 비어 웍스이다.



요나 요나 비어 웍스와 얏호블루잉


요나 요나 비어 웍스(Yona Yona Beer Works)는 펍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의 크래프트 맥주 중 하나인 요나 요나 에일을 판매하는 펍이다. 요나 요나 에일을 만든 얏호블루잉은 일본의 크래프트 씬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브루워리 중 하나이다. 얏호블루잉(ヤッホーブルーイング, YOHO Brewery)는 1996에 나가노 현에 설립되어 역사와 명망을 모두 갖춘 브루워리로 알려져 있다. 처음 요나요나 에일 캔맥주를 일본의 돈키호테에서 구입하여 마셔보고 대단히 감동받은 적이 있다. 맛도 맛이었지만 이런 크래프트 맥주들을 주변 마트에서 쉽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부러워서였다. 참고로 일본의 편의점에서는 크래프트 맥주와 세계 맥주는 팔지 않는다. 한국과는 다르게 일본의 대기업 맥주는 인기도 좋고 점유율도 좋기 때문에 편의점에서는 굳이 다른 맥주를 팔 이유가 없어서 인 듯하다. 대신 크래프트 맥주와 세계 맥주는 돈키호테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 잠시 이야기가 달나라로 갔다 왔지만 다시 얏호블루잉으로 돌아와서 - 얏호블루잉에서는 요나 요나 에일 이외에도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를 양조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맥주 소개


Yona Yona Ale(요나 요나 에-루)

요나 요나 에일(일본어로 요나 요나는 '매일 밤'이라는 뜻이고, 에-루는 에일의 일본어 발음이다)은 미디엄 바디의 아메리칸 패일 에일로 얏호블루잉의 플래그쉽 맥주이다. ABV(알코올 도수)가 5.5%이고, IBU (International Bitterness Unit, 맥주의 쓴 맛을 평가하는 단위)가 41.0이다. 요나 요나 비어 웍스에는 요나 요나 에일보다 탄산이 적은 드래프트 맥주인 요나 요나 리얼 에일도 있는데 비교 삼아 마셔볼 만하다.


Aooni (아오오니)

아오오니(온몸이 파란 도깨비)는 쓴 맛이 강조된 일본식 IPA이다. 가끔 외국의 맥주 사이트에서 '아우니'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어로 'あおおに[青鬼]'는 ‘아우니'보다는 '아오-니'에 가깝다. ABV가 7.0%이고, IBU가 60.0으로 요나 요나 에일보다 더 얼큰하고 쌉싸름하다. 실제 아오오니를 마시고 다시 요나 요나를 마셔 보니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EBC(European Brewing Convention, 유럽에서 맥주의 색상을 표준화한 단위)는 요나 요나 에일이 21.0이고 아오오니가 20.0이다. EBC가 낮을수록 노란색에 가깝고 높을수록 검은색에 가까우니, 요나 요나 에일이 근소하게 어둡다는 말이다. 맥주의 도수가 더 높고 더 쓰다고 해서 맥주의 색상이 더 어두운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SUIYOUBI NO NEKO(쓰이요비노네코)

쓰이요비노네코(수요일의 고양이)는 오렌지 껍질과 코리앤더(고수) 씨앗을 첨가해 양조한 벨기에식 밀맥주이다. 고수의 줄기와 잎은 비누냄새와 같은 특유의 향이 나지만 씨앗은 오렌지처럼 향긋해서 밀맥주의 첨가제로 자주 쓰인다. 고수 씨앗을 사용한 밀맥주의 시초가 호가든이다. 쓰이요비노네코는 전형적인 밀맥주로 밝고 탁한 노란색을 띠며 향긋하고 시트러스한 맛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맥아의 함량이 낮아 맥주가 아닌 발포주로 분류된다. 브루잉 시트를 보니 ABV가 5.0%, IBU가 12.0, EBC가 7.0이다. 알코올 도수가 5.0%나 되는 걸 보면, 향긋하고 부드럽게 마실 수 있다고 해서 더욱이 발포주라고 해서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TOKYO BLACK(도쿄 브락쿠)

도쿄 블랙(일본어로 읽으면 '도쿄 브락쿠’가 된다)은 로스트 몰트와 적당히 쌉쌀한 홉을 사용한 포터 맥주이다. 로스트 몰트를 사용해서 약간 훈연의 향과 맛이 난다. - 한동안 포터와 스타우트를 정신없이 마셔댔던 기억이 있다. 그 차이가 뭔지 알고 싶었는데 결론은 모르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맥주 전문가들도 현대 맥주 시장에서 포터와 스타우트의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한다미로 제조사에서 포터라고 하면 포터이고 스타우트라고 하면 스타우트인 것이다 - 브루잉 시트를 보니 ABV가 5.0%이고 IBU가 35.0, EBC가 230.0이다. EBC가 너무 높은데 오타인지 아니면 색상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인지 는 알 수 없다.




요나 요나 비어 웍스 (YONA YONA BEER WORKS)


요나 요나 비어 웍스는 얏호블루잉의 크래프트 맥주를 전문으로 파는 펍으로 신주쿠, 에비스 역, 신바시 등 도쿄에 8곳에 매장이 있다. 이 중 긴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신바시 역에서 서쪽으로 약 650미터 정도(걸어서 10분)에 위치해 있는 신토라도리(新虎通り)점이다. 요나 요나 비어 웍스 중 가장 최근에 생겨 한국인이 거의 찾지 않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빌딩의 2층에 위치해 있는데 모던한 분위기이고 바가 있어서 혼자 가도 즐길만하다. 러시아워에 그냥 가면 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 크롬 브라우저를 쓰면 자동으로 번역해 주니 일본어를 몰라도 가능하다.

사진 출처 : yona yona beer works 홈페이지


맥주의 가격은 550ml 파인트 한잔에 900엔에서 950엔 정도로 약간 비싼 편이다. 스몰 잔이 250ml인데 가격은 파인트의 반값이다. 1280엔에 맥주 세 종류를 마셔볼 수 있는 샘플러를 판매하는데, 용량은 스몰 잔과 비슷하다. 맥주 이외에도 크래프트 칵테일, 와인, 위스키와 쇼추(일본식 소주)까지 판매하니 다른 술을 즐기는 친구와도 갈만하다. 특히 한정 맥주 중에 초콜릿 향의 ABV 11%도인 맥주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세상에 이런 맥주는 없었고 이것은 맥주인가 위스키인가 싶었다.


음식은 맥주를 위해 소량만 즐기던지 주린 배를 채우려면 다른 곳에서 먹고 가는 게 나을 듯하다. 가격이 좀 있다는 말이다. 구운 치킨 한 마리에 3,500엔, 소시지 5개에 2,800엔 정도이다. 한국에서는 왠지 기본 안주로 줄 것 같은 땅콩 한 줌이 600엔이다.



원래는 한 편으로 쓰려고 했으나 요나 요나 비어 웍스로도 이야기가 길어졌다. 둘째 날에 여길 다시 가볼까 할 정도로 좋았는데, 특히 위스키의 탈을 쓴 맥주가 계속 생각나서였다. 이래저래 긴자에 다시 가야 할 이유가 생긴 셈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번 도쿄 펍 크롤링에서 가장 흥미로웠고 일본의 지비루(지역 맥주) 47종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아이브루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한다.


요나요나 비어웍스 신토나도리점
일본 〒105-0004 Tōkyō-to, Minato-ku, Shinbashi, 4 Chome11 新虎通りCORE 2階
+81 3-6402-4711
https://goo.gl/maps/iQwKM5VwuVy



다음 편에 나올 크래프트 비어 펍 프리뷰


47종의 일본 치비루를 맛볼 수 있는

아이브루 크래프트 비어 바 (Craft Beer Bar iBrew)

일본 〒104-0028 Tōkyō-to, Chūō-ku, Yaesu, 2 Chome117 東栄ビル
+81 3-3281-6221
https://goo.gl/maps/hZRTgXokWeA2


런치 메뉴와 함께하기 좋은

오또또 브루워리 하마마쓰초점 (Ottotto Brewery Hamamatsucho)

일본 〒105-0013 Tōkyō-to, Minato-ku, Hamamatsuchō, 2 Chome1, 浜松町2丁目15 クレトイシビル B1
+81 50-5350-6869
https://goo.gl/maps/L5Rb7Py88Eo


도쿄역에서 잠깐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히타치노 네스토 비루 도쿄점 (常陸野ネストビール東京店)

일본 〒100-0005 Tōkyō-to, Chiyoda-ku, Marunouchi, 1 Chome91 東京駅グランルーフ2F
+81 3-6551-2515
https://goo.gl/maps/nS3bM6xhLq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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