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노력의 힘을 믿나요?
그렇게 실패하고도, 아직도 그걸 믿나요?
저요? 저도 아직도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요.
살아가며 제가 깨달은 게 있다면요.
노력을 기울이는 그만큼에 비례해서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란 것.
동화인 줄 알고 읽었는데 잔혹동화처럼 끝나버리는 책. 때론 그게 인생이더군요.
그런데 또 깨달은 게 있어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온다고 해도 그 노력이 어디 가는 건 아니란 것.
화살! 그래 맞아요. 화살이요! 노력은 아주 멀리 쏘아진 화살 같은 거예요.
비록 목표한 과녁에 꽂히지 못하더라도 어딘가 다른 나무에,
풀숲 어딘가에 내가 쏜 화살은 떨어져 있어요.
공중에서 산화해버리는 일은 절대 없지요.
저는 화살을 쏜 방향을 향해 이렇게 걸어가고 있어요. 제 화살들을 거두어야 하니까요.
걸어서 걸어서 걸어서,
보이지 않았던 과녁 앞에 저는 드디어 도착했답니다. 얼마전에요.
맞아요. 출간이요!
도착해보니 과녁에 화살 하나가 떡하니 꽂혀있더군요.
그리고 걸어오면서 깡그리 거둔 화살 99개를 과녁 바로 앞에 서서 모조리 쏘았습니다.
99의 노력과 1의 운으로 저는 지금 100을 맞춰놨습니다.
사실 1의 운은 절대 작은 게 아니죠. 물은 99도에서 결코 끓지 않으니까요.
마찬가지로 99도를 더하지 않고 1도에서 끓는 물도 없겠지만요.
위에 사진 보이시지요?
지난 가을, 파주에 있는 출판사에 도착해 미팅을 기다리며 몰래 담은 거예요.
태연한 척했지만 여리고 수줍은 초심자의 설렘으로 가득했던 거죠.
그렇게 4개월이 지나고, 오늘 새벽 저자 소개를 쓰는 걸로 제 손에 달린 모든 것을 털어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제 인생의 '더없을 노력'이었어요.
원고 초본을 완성한 게 2014년 2월이니 딱 2년 만의 결실이네요.
봄기운이 터지는 3월에 책이 출간될 예정이에요.
제가 앞서 브런치를 통해 2월 초중순쯤 출간될 거라고 말씀드렸는데요.
A부터 Z까지 겪어보니 출간이 그렇게 뚝딱 되는 게 아니었어요.
얼마나 많은 편집자의 땀과 고뇌가 들어가야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지!
저는 처음에 이렇게 졸랐었지요.
"2015년이 지나기 전에... 12월에 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저의 바람이 안 이뤄져서 다행입니다.
차분한 시간 위에서 혼을 쏟을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이 또 언젠가 거두어들일 하나의 화살이 되겠지요.
어제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책 나온다고 브런치에 너무 자랑하지 말라셨는데...
절대 이건 자랑이 아니라며, '출간일기'라고 제목을 썼는데
쓰고 보니 이렇게 '편지'가 되었네요.
제 무의식이 친애하는 독자님들에게 종알종알 말 걸고 싶었나봐요.
설령 이것이 어린아이 같은 철없는 자랑일지라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독자님들은 이 물을 끓게 하는 결정적 1도의 '행운'이기에.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그럼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