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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화신 Sep 10. 2015

불안을 에너지로

진정한 자신감은 가장 불안할 때 나온다




#11. 불안을 에너지로
: 진정한 자신감은 가장 불안할 때 나온다



'시원하다' 말할 수 있는 건 여름이고, '따뜻하다' 말할 수 있는 건 겨울이다. 계절과 언어의 아이러니. 정작 시리도록 시원한 건 겨울이고, 데일 정도로 따뜻한 건 여름인데 말이다. 겨울을 꼭 닮은 차가운 아이스커피는 정작 겨울과 가장 닮지 않은 여름 때가 와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 한겨울에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우리가 차마 하지 못하는 이 말, '아 시원하다!' 오직 여름에만 할 수 있는 말.   


자신감도 꼭 그렇다. 정작 우리의 진정한 자신감이 진가를 드러낼 때는 우리가 가장 불안할 때가 아니던가. 자신감과 평온의 아이러니. 모든 일이 순조롭게 돌아갈 때 사람은 애써 자신감을 의식하거나 구하지 않는다. 마치 평소에는 산소를 의식 않고 살다가 물 속에서 숨을 못 쉴 때가 와서야 비로소 산소 한 모금이 간절해지듯. 물 속에서 막 머리를 꺼내어 크고 가쁜 숨을 몰아쉴 때, 그때 비로소 산소의 진가를 마주하듯 말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불안 속에 떨고 있을 때, 그때야말로 당신 내면에서 진정한 자신감을 끄집어낼 수 있는 시간이다.   


불안을 에너지로 바꾸는 힘. 당신이 뜨겁게 이 힘을 낼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불안마저도 에너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에너지는 내면의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만든다. 계절과 언어의 아이러니를 발견하듯, 당신이 불안 속에 깃든 평온함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 평온 안에 자리한 자신감도 만날 수 있다. 바닥까지 가라앉아 그 바닥을 치고 높이 솟아오르듯 불안할 땐 불안의 바닥 끝까지 가보는 것. 불안의 밑바닥에서 잔뜩 자신만의 에너지를 끌어모아 힘차게 수면 위를 박차고 떠오르는 것. 물 위로 고개를 쳐들었을 때 힘껏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것. 이 웃음이 자신감이다. 


자신감은 마음의 평온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할 때는 폭발하지만, 자신 없는 걸 할 때면 사그라드는, 경우에 맞게 모습을 바꾸는 그런 건 진짜 자신감이 아니다. 내가 무언가를 잘 할 수 있든 없든 상관없이 한결 같이 나 자신을 믿는 것. 내가 잘 못 하고 있을 때에도 그런 못난 나를 인정하고 토닥이는 것. 남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마음의 고요한 원 안에 머물 수 있는 내면의 힘. 그런 평온의 상태가 자신감이다. 말 속에 차분함과 충만한 자신감을 품은 사람을 만날 때면 이렇게 혼잣말하게 된다. 저 사람, 한 때는 참 많이도 불안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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