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namon #. 개츠비
어떤 책은 출판사별로 여러 권을 모으고 싶다. 이런 개츠비, 저런 개츠비 다 갖고 싶다. 그건 개츠비에게 내 집의 일부를 내어준다는 의미다. 종이책을 산다는 건 부동산적 매매와 깊이 연관된 일이다.
cinnamon #. 설국
설국을 입으로 읽는다. 내가 읽고 내가 듣는다. 내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읽는 걸 멈출 수가 없다. 이런 단어와 문장을 내가 말하고 있다는 게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톨사이즈 한 잔 주세요 혹은 곱창 모둠으로 2인분 주세요 같은 언어사용을 반복하던 내가 이렇게 서정적인 말도 할 수 있다는 것에 황홀해졌다. 배우처럼 사뭇 분위기를 잡는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책의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되고. 카메라가 멀리서 찍고 있다는 듯 나는 발음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
cinnamon #. 변신
그레고르 잠자가 잠에서 깼을 때 이미 변신은 끝나 있었다. 이제 가족들이 변신할 것이다. 이 책은 잠자가 아니라 가족들의 변신에 관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