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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화신 Aug 30. 2019

[출간]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





쩨쩨한 어른이 될 바에는-
<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 >







제가 '안어른 에세이'라고 줄여 부르곤 했던 '어른 안 하겠습니다' 에세이가 종이책으로 출간됐습니다. 바로 오늘이요!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란 이름으로, 종이라는 육체를 얻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저는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란 책을, 스스로 좀 더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썼습니다.


전 제가 어른이 되면 완성될 줄 알았거든요. 공자 같은 인격자가 될 줄 알았고, 신선처럼 평온한 초월자가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상한 습관들도 생기고, 강박증도 더 심해지고, 남의 눈치도 더 많이 보고... 다방면에서 뭔가 부자연스러워지는 저를 발견했어요. 경직된 인간이 되어갔죠. 이런 제가 '어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그래서, 없어요. 진짜 한 번도 없어요. 겉으로만 어른이지 진실은 한참이나 모자라고 어수룩한 존재라고 늘 느꼈습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더군요.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을 어른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한 역설!


-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에서 건져 올린,

반짝반짝 빛나는 태도들 -


여기, 한 사람이 어른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노는 것은 내일로 미루고, 자기 실수를 스스로 혼내고, 슬픔을 억누르고, 수많은 숫자를 저글링하며, 밤마다 하루를 반성하는 사람. 좋은 어른처럼 보이는 이 사람은 사실 매 순간 고되다. 이상하게 행복하지 않다.


세상 모든 어른이 그렇듯, 작가 역시 불완전한 어른이다. 자기 안에 비교 대상을 만들고, 갖고 싶지 않은 것이라도 남이 욕망하면 따라 욕망했다. 타인의 삶을 훔쳐 보다 자기 생을 도둑맞았으며, 미리 계획하고 앞당겨 걱정했다. 어른이 되어 상처럼 부여받은 자유엔 별책 부록처럼 불안이 따라붙었다.


대관절 무엇이 잘못된 걸까?


이런저런 어른의 '조건'을 갖추려다가 제대로 된 인간도 되지 못하는 현실. 작가는 어느 날 아이에게서 삶을 200% 주인공으로 살아 내는 '태도'를 발견한다. 아이는 오늘 돌릴 팽이를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순간을 움켜쥐고 자신을 분출한다. 슬플 때 즉각적으로 슬퍼한다. 무용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잘 망각한다. 무엇보다 자기 행복을 타인에게 양도하지 않는다.


어른에게서 찾을 수 없는 것들이 아이의 삶에 꽉 차 있었다. 어쩌면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선 아이의 태도를 떠올려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깨달음으로 작가는 책을 썼다. 당신이 성숙만으로 거머쥐지 못했을, 순수의 행복을 차지하기를 바라며. (웨일북 추천사)





‘기억하자. 내가 어린이였다는 것을 오늘도 기억하자.’ 어쩌면 내가 기억해 내기만 한다면 다시 어린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의 감각으로 충만했던 완성된 존재, 어린이. 모든 게 새로움이었던 어린 시절엔 작은 빗방울 하나도 ‘큰 사건’이었다. 그렇게 큰 사건들에 하나하나 감탄하다 보면 내 하루는 가득하게 찼다.


- [책속에서] '저는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겠습니다' 중



"라파엘로처럼 그리는 데는 4년이 걸렸지만,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이 걸렸다."


- 파블로 피카소 -



어쩐지 이 사회는 초심을 강요하는 듯하다. 아이가 뽀로로 인형을 갖고 놀다가 내팽개치고 피카츄 인형에 뽀뽀를 퍼부어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지만, 어른이 그러면 수군수군댄다. 줏대가 없다느니 무게가 없다느니. 이런 게 무서워서 나는 몇 분 전의 내 감정을 ‘기억하려고’ 애쓰는 습관에서 아직도 벗어나질 못했다.


- [책속에서] '내 엉덩이에 무슨 일이 생기든 말든 울다가 웃겠습니다' 중




늦었지만, 지은이 소개를 할게요. 제 소개요 :)





6년째 기자로 또 브런치 작가로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또 하고 싶은 일은 별달리 없고 다만, 썼지만 또 쓸 게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하여 밤에 전등 하나 켜 놓고 책장 앞에 섰을 때, 쌓여 가는 저작들을 보면서 흐흐흐 실없는 웃음을 웃는 그런 날을 꿈꿉니다.


점점 이상해지는 어른들(자신 포함)을 보면서 '에잇, 이런 게 어른이라면 난 어른 안 할래!'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 책에는 저의 흑역사와 후회, 소심함, 어리석음이 한가위처럼 풍성하게 담겨 있어요. 부디 오래된 친구를 놀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음, 끝으로 절대 영업은 아니고요. 이 책은 실물을 보셔야 합니다 여러분. 표지 후가공을 해서 일부분이 반짝반짝거리거든요. 사진으로 보신 해변 모래 속에 숨어 있는 보물들, 그리고 수면 위로 반사되는 빛가루가 실제로도 빛나요, 영롱하게. 표지 그림은 빨강머리 앤 그림 등으로 유명하신 일러스트레이터 마담 롤리나 작가님께서 맡아주셨어요. 붓으로 직접 채색한 그림인 만큼 컴퓨터가 칠한 그림과는 아우라가 다를 거라, 이 연사 자신 있게 주장합니닷. 글에 담긴 생각과 감성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해주신, 너무도 사랑스러운 그림 그려주신 마담 롤리나 작가님, 감사합니다.



정말 끝으로요. 브런치를 통해 '안어른 에세이'를 구독해주시고 읽어주신 브런치 독자분들께 90도로 허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지난번에 쓴 적도 있지만, 아무도 없는 숲 속에 나무가 쓰러지면 쓰러진 소리가 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읽어주는 독자가 없는 글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왕자의 키스와도 같은 여러분의 읽음의 행위가 제 글을 긴 잠에서 깨어나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침묵 대신 형형색색의 소리들로 가득한 책이 되었어요, 덕분에.


그리고 브런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지 제 마음이 전달될까요. 카카오 브런치팀 이지현 매니저님, 김귀현 파트장님, 오성진 파트장님, 백영선 소셜임팩트 담당자님, 이호영 셀장님, 김혜민 마케팅셀 매니저님, 조규현 담당자님 등등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글 걸어주신 에디터님과 귀중한 기회 주신 제휴 담당자님들도요. 그리고 저보다 출간을 기뻐해주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너무 고맙고, 저의 지속적 딴짓을 나쁘게 보지 않아 주신 회사 식구들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이거 백상예술대상 수상소감인가요?... 죄송합니다. 근데 기분만큼은 정말 그래요).



지난 3월 '제6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감사하게도 대상을 수상한 안어른 에세이는요, '웨일북'이란 훌륭한 부모를 만났습니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저를 직접 원픽!해주신 권미경 대표님은 무엇보다 제 글을 애정으로 대해주셨습니다. 모든 콘텐츠는 창작자 군단의 애정에 기반하지 않고서는 절대 온전한 결과물이 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해왔거든요. 자식이 부모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것처럼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권미경 대표님과 김건태 에디터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서 완성된, 잘 만들어진 책입니다. 펼쳐보시면 얼마나 '사랑받은' 흔적이 충실하게 묻어있는지 느껴지실 거예요. 제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적극적으로 반영해주신 김건태 편집자님을 비롯해 웨일북 식구들, 저를 구원해주신(!)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책 구매 링크 아래에 걸어놓을게요. 이건 필시 영업이 맞고요. 책도 사고파는 물건인데, 피땀 흘려 번 독자님들의 돈이 헛된 소비로 전락하지 않을 거라 자신하기에,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영업합니다. 책 살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구매하는 제 모습을 떠올려보면, 누군가의 책을 구매해서 시간을 들여 읽는 일은 놀랍도록 감사하고 의미 있는 일 같아요.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가 독자님의 침대 맡에서 반짝거리며 머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오늘도 어른인 척한다고 고생한 모든 어른이 여러분! 함께 아이처럼 근사한 태도로 반짝이는 내일 기대해봐요. 저는 독자분들과 제가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가볍고 편안해지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으로 글을 썼어요. :)




얼음 땡!

부디 이 책이 저처럼 경직된 어른들을

말랑하게 녹여줄 수 있기를!




기념으로 사진 두 장 첨부해보았습니다. 바로, 이 책의 출발점이 된 풍경입니다. 프롤로그에도 썼지만, 회사로 출근하는 아침마다 광화문역 8번 출구 쪽으로 나가면서 본, 생텍쥐페리의 저 글귀 때문에 저는 ‘어른 안 하겠습니다’ 에세이를 쓰게 됐답니다. 저한텐 너무도 고마운 문구죠. 이 자리를 빌려서, 어린왕자와 생텍쥐페리 작가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전 책을 계속 저술할 생각이고요, 그러기 위해 브런치에도 글을 계속 쓸 거예요. 그러니 부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오직 진심만으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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