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녹음 후기
안녕하세요,
30일 출간을 앞두고 달력만 보고 있는 손화신입니다(기승전...).
이렇게 두런두런 편지 같은 게시물을 자주 올릴 수 있는 요즘, 전 몹시 신이 납니다. 무언가 알릴 이슈가 있다는 게, 오랫동안 준비한 결과물을 쨘! 하고 사람들에게 내보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몰라요. 8개월을 꼬박 준비한 가치가 있구나 싶어요.
오늘은 EBS '오디오 천국' 녹음 후기를 써보려고 글쓰기 버튼을 누른 건데 또 이러고 있네요. :)
그러니까 제가 몇 주 전에 EBS 방송국에 가서 글 하나를 읽고 왔거든요! 브런치 초장기 때 쓴 <황금돌을 던지다>란 제목의 저의 글이랍니다. 다른 작가님 페이지에서도 본 적 있으시겠지만, EBS 라디오 '오디오 천국'의 한 코너 '나도 작가다'의 낭독자 중 하나로 저도 참여를 한 거고요, 저 또한 라디오 부스 구경을 하고는 두리번두리번 아주 씐이 났답니다.
예전에 EBS '공감' 취재 때문에 강남 매봉역 앞에 있는 EBS에 방문한 적 있는데요, 그 후에 EBS가 이사를 갔지 뭐예요. 지금은 일산에 있어요. 딱 도착했는데, 건물이 상당히 크고 바닥도 반들반들하고 로비 천장도 으리으리 높았어요. 그래서 천장을 좀 보고 서 있었는데, 촌사람 같지 않았겠죠?
PD님을 만나 뵙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곧장 부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뭔가 여기서부터 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 같죠? 뻔할 것 같아서 반전을 준비했답니다. :) 부스 들어가서 두 번 낭독하고 끝나버렸거든요. 빅맥 하나 해치우는 시간밖에 안 걸려서 저는 너무도 아쉬운 나머지 무슨 말이라도 더 하고 싶었는데 말할 게 있어야 말이죠. 그래서 부스에서 나왔고, 끝으로 PD님께 어김없이 (책)영업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날 저는 휴가를 쓴 터라, 끝나고 너무나 한가한 나머지 EBS 식당에서 밥이라도 먹고 돌아가려 했는데 외부인에게는 밥을 팔지 않아서 먹지 못했어요. 남의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 먹는 거 되게 즐거운데 말이죠.
결론은, 녹음은 재밌었다는 거고요. 원래는 가서 긴장할 예정이었는데 제가 긴장하는 걸 그만 깜빡해가지고 하나도 안 떨고 녹음했어요. 아마 생방송이었다면 떨었겠지만요. 아무튼, 무언가를 잘 잊어먹는 건 참 좋은 일 같아요. 무언가를 가볍게 대하는 것도 참 좋은 일 같고요. 괜히 원고 읽는 거 연습하고 가면 제가 잘하려고 할 것 같아서 구어체로 살짝만 다듬고 한 번 읽고 갔는데 그러니까 편안하더라고요. 뭐든 너무 잘하려고 하면 망하잖아요. 저는 그래요. TMI가 없으면 정 없으니까 말하는 건데요, 저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도요.
뜬금포지만, 혹시 불면증 있으신 분 계신가요? 제가 녹음한 거 아래에 링크 걸어둘 테니 잠 안 오실 때 들어주세요. 제 목소리 되게 잠 잘 오는 목소리예요. 다 잠재워버리겠습니다. 오른쪽 저장 버튼을 눌러서 다운로드도 하셔서 밤마다 꿀잠 주무세요. 흡...
그럼 저는 며칠 후에 본격 영업글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실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또 만나요!
http://www.podbbang.com/ch/1772531?e=23157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