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화신입니다.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브런치북 간증의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아마 저처럼 브런치를 오래, 꾸준히 해온 작가도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웬 니 자랑이냐고요? 그런 것 보단요.
좋은 것이 있으면 혼자만 취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알려 널리 이롭게 하라고 배워서요 제가~
제 이름이 화할 화, 펼 신 입니다(오늘의 tmi).
저는 2015년 여름에 브런치가 론칭하자마자 거의 바로, 운 좋게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몸과 마음이 심하게 지쳐있을 때였는데, 어느 날 퀭한 눈으로 노트북을 쳐다보다가 어떤 기괴한 한 문장을 발견하고 제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됐어요.
'이번 크리스마스에 당신의 글이 책으로 출간됩니다'
아주 뻥 같은, 그러면서도 완전히 마음을 사로잡아버려 사람을 가만있지 못하게 하는 이 문장을 저는 한참 쳐다봤죠. 그리고 영화 속 주인공이 집을 나가기로 결심하는 것처럼! 이 답 없는 회사 생활을 때려치우고 내 책을 내보자! 다짐했어요. 그래서 곧장 사표를 (원래 쓰려고 했지만 더 빨리) 써서 내고 브런치북에 올인했지요.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다 건 거죠. 그러니까 그게 제1회 브런치북이었어요. 한마디로 전 브런치북에 응모하기 위해 브런치 작가를 시작한 거죠. 브런치의 제1 야망가랄까요.
저는 무조건 대상을 받을 생각이었습니다. 대상만 브런치에서 직접 책을 내준다고 했거든요. 전 백수가 되어, 아니 브런치 작가가 되어 매일 카페에서, (돈이 부족하면) 맥도날드에서 천 원짜리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돈이 더 부족하면) 동네 도서관에 가서 커피 없이 글을 썼습니다. 수개월간. 그리고 마침내 발표일! 두둥~ 저는 금상을 받았지요. 그래, 얼마나 기뻤냐고요? 이제 와서 말하지만, 그때 전 기쁘기보단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 대상 받아야 하는데 금상은 무엇? 저기... 이거 아닌데요...'
제 책을 꼭 내고 싶었거든요. 아주 오래전부터 꿨던 꿈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 몸을 던진 도전이었기에 참말로 간~~절했던 것 같아요. 아... 여기 이렇게 쓰다가는 스크롤 압박이 대단한 글이 될 것만 같아서 급하게 줄여볼게요(이전 글에 자세히 써놓은 게 있어요). 아무튼 저는 (나중에 겪고 보니 대상보다 내겐 더 좋았던) 금상을 받고서 <나를 지키는 말 88>(쌤앤파커스)을 출간했어요. 제 인생 첫 책이었죠! 기분요? 말해 뭣해 입니다.
브런치 덕분에 책을 내고 나니까, 강연에 인터뷰에 브런치 행사에... 수많은 기회들이 제게 찾아왔어요. 제 인생에 원래 그런 게 쉽게 드나들지 않았거든요. 처음엔 정말 신기했어요.
저는 살면서 제가 주인공이 돼 본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더욱이 기자니까요. 재주 많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뿐이었어요. 그런데 브런치북 1회를 통해 책을 출간하고 내가 주인공이 됐다!는 짜릿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 기분을 느끼고부터는 제 인생이 많이 밝아지고 넓어진 것 같아요. 제가 2015년에 브런치를 시작했다고 했죠? 지금 2019년이고요. 저는 그 사이에 꾸준히 많은 기회를 얻었어요. 꾸.준.히. 이 세 글자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아시잖아요. 그중 지난해 11월에 한 '카카오 크리에이터스데이' 무대가 가장 크고 가슴 벅찼답니다. 아래에 사진 첨부할게요. 생전 처음 옷에 마이크 꽂고 인터뷰란 것도 해봤고요, 브런치 작가로서.
저 아직 간증 안 끝났는데 조금만 더 들어봐 주시겠어요? :)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며칠 후인 10월 10일에 시작되는 <제7회 브런치북>에 응모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이게 제가 생각하는 본론, 즉 '널리 이로워질 수 있는' 좋은 무엇이랍니다.
브런치의 대표 야망가인 저는 1회 때 금상 수상 후 책을 내고, 그로부터 4년 후인 2019년에 제6회 브런치북에 또 응모합니다. 징하죠. 사실, 한 번 상을 받았으니 응모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굳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먼저 해보라고 제안해주셨어요(K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처음엔 그 말에 '장난하냐' 혼잣말했는데요. 그 혼잣말은 시간이 지나면서 '장난하는 셈 치고 넣어볼까봐. 밑져야 본전 아니겠음?' 하는 생각으로 바뀌더라고요. 그렇게 <어른 안 하겠습니다>란 매거진을 엄청 엄청 최선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써냈어요.
몇 년 만에 찾아온 운수대통의 기운으로(2019년에 그렇게 운이 좋댔거든요) 저는 6회 브런치북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았어요. 그리고 웨일북에서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란 책을 출간했습니다. 지난달에요. 제 두 번째 책이 드디어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감격감격)!
책만 내줘도 저의 끝 모르는 야망은 다 채워질 텐데, 감사하게도 브런치는 홍보까지 살뜰, 화끈하게 밀어주었어요. 교보문고에 이따만하게 큰 제 프로필 사진이 걸렸고 그 옆에 '새로운 작가들이 온다'라는 거창거창 반짝반짝한 과분한 글귀도 전시해주셨어요. 예스24 굿즈에서부터, 데스커 시그니쳐 스토어 전시,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등등... 많은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제 책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는 사부작사부작 판매 상승곡선을 그리며 안정적으로 팔리고 있답니다. 독자에게 사인을 해줄 땐...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 한 번쯤 느껴볼 만한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책을 내고 가장 신났던 일은, 저의 경우에는, 같이 대상을 받은 아홉 작가님들과의 교류와 우정이었어요. 아래 사진, 표정들 보세요. 지금 보니 모두 저와 같은 마음이었단 게 확실해 보이네요. 함께여서 더더 행복했어요! 정말이지, 10권의 책이 모두 출간되고 다 함께 모여서 축제의 장을 열었던 그날! 데스커 시그니쳐 스토어에서의 그 추억은 절대 잊지 못할 제 인생의 컷이 되었습니다. 다들 진심으로 웃고 있는 거 보이시죠? 아마 브런치북 프로젝트 6회에 응모하지 않았다면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없었겠지요. 생각하니 너무도 다행인 것 같아요. 그날의 소감을 담은 영상을 짧게 찍었는데 맨 위에 첨부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신났던 일은 독자의 리뷰를 찾아보거나 인스타그램에 내 책 이름 또는 내 이름을 틈만 나면 서치해서 스토킹하듯 찾아보는 일이에요. 아주 집요하게...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 리뷰 중 인상 깊었던 것 몇 개 올려볼게요(이렇게 또 영업하는 거쥬, 뭐. 틈새영업)
단짠단짠, 울다 웃다/웃다 울다... 이런 게 저의 책이 매력이라...
고 쓰고 보니 왜 이야기가 이렇게 빠졌죠? ㅎㅎㅎ
제가 하고 싶은 말의 결론은!!! (본론과 똑같이)
여러분도 브런치북에 도전해보세요! 기회의 문을 열어젖혀보세요!
라는 것.
며칠 후에 시작하는 제7회 브런치북도 제가 참여한 6회와 똑같이 판을 크게 크게 한다는 귀띔을 관계자에게 직접 들었더랬죠! 6회 때 참여해서 베스트셀러를 쏟아낸 유능한 편집자들이 1대 1로 대상 수상자들을 마크해서 책을 출간한다고 하니, 이건 놓칠 수 없는 기회 같아요.
네. 물론 지원하는 모두가 수상할 순 없겠죠. 하지만 그건 지원하는 그 모두가 같은 것 아닌가요? 즐기는 마음으로 도전해보시고 혼을 탈탈 털어 책도 출간해보시고 브런치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도 누려보세요! 삶이 근사해지는 걸 느끼실 거예요. 아! 저 얼마 전에 <안 느끼한 산문집>의 강이슬 작가님이랑 북토크도 했어요. 야망의 결과물 하나를 빼먹을 뻔했네요.
긴 글을 마무리하며, 이 글이... 간절히 바랐지만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돼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가볍고 건방진 간증을 펼친 이유는, 저의 케이스가 조금은 특이해서예요. 저는 1회 때 금상을 받았고, 6회 때 대상을 받았는데요. 그게 불법(?)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7회 때도 마찬가지래요. 지금까지 수상을 했거나 못했거나, 한 번 응모했거나 여섯 번 응모했거나 상관없이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나도 주인공 한 번만 해보자, 이 정도 오래 '을의 생활' 하고 살았으면 이제 '갑' 해봐도 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 분이라면, 불꽃!열정!으로 7회 브런치북 문을 두드려보시길 바랍니다. 해도 후회...는 없고, 안 해도 후회...는 없을 거라 장담합니다. 당신이 쓴 글은, 영원히 남으니까요.
그럼 간증회 자리를 이만 정리하며... 교보문고 광화문에서 얼마 전까지 열린 '브런치북 6회 대상 작가 수상전' 사진을 비롯해 깨알 내 책 자랑 사진 등 못다 올린 컷들을 일부나마 방출해보며 긴 글을 맺음 하겠습니다. 와... 이런 주절주절한 글을 마지막까지 읽어주신 당신께, 소중한 독자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펼치고
펼친 그만큼 커진 세상에서 마음껏 뛰어노시길 바랍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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