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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화신 Sep 03. 2015

핵심가치 스피치

영혼을 공략하는 탁월한 전략



"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 중





#3. 핵심가치 스피치:
영혼을 공략하는 탁월한 전략



당신이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상대의 영혼을 움직인다면 쉽게 ‘Yes’를 얻어낼 수 있다. 탁월한 영업사원은 고객의 마음속 가장 깊이 숨은 것을 공략한다. 그것이 ‘핵심가치’다. 가치라는 큰 원, 그 원 안에 있는 더 핵심적인 작은 원을 터치해야 한다. 작은 원에 있는 핵심가치를 터치할 때 비로소 이성과 감성의 영역을 넘어 상대의 영혼을 움직이는 완벽한 설득이 가능하다. 

 

‘당신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은 상대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질문이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사람들의 대답은 다양하지 않다. 가족, 사랑, 꿈, 대략 이러하다. 어느 누구도 최근에 구입한 자동차나 벽걸이 TV라고 대답하진 않는다. 그것이 아무리 소중하더라도 핵심가치가 물질적인 것이 될 순 없다. 어떠한 물건을 아끼는 행위는 결국 '만족'이라는 상위의 목적을 위한 하위 개념일 뿐이다. 즉 자동차나 벽걸이 TV는 하위가치가 될 순 있어도 상위 가치가 될 수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상위 가치가 다시 말해 핵심가치이며 설득에 임하는 우리가 공략해야 할 부분이다. 궁극적이고 근원적인 것, 영혼이 추구하는 목적지, 사람들의 꿈같은 것 말이다. 


광고 카피들을 떠올려보자. 한 자동차 회사는 속도가 빠른 신차를 개발했다. 자사 자동차의 뛰어난 속도감을 어필하는 광고를 낼 때 이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광고할 수 있다. '속도'라는 하위가치로 어필하는 방법과 '시간'이라는 상위가치로 어필하는 방법이다. 전자라면 “우리의 자동차는 매우 빠른 속도를 자랑합니다”라는 식의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할 것이다. 후자라면, 즉 핵심가치를 내세운다면 “이 자동차를 타시면 귀여운 딸아이와 볼을 비빌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라는 카피를 만들게 될 것이다. 이 자동차 회사는 후자의 방식을 택했다. 이 회사는 ‘빠른 속도’라는 하위가치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 고객에게 더 중요한 핵심가치인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판 것이다.  


핵심가치를 잘 파고든 사업가가 있었다.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다. 그는 신제품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타사의 CEO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스피치를 했다. 그는 아이폰의 강화유리나 카메라의 높은 화소, iOS의 탁월함에 대해 말하는 대신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서 아이폰이 어떤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언급했다.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여러분이 이 아이폰을 사용한다는 것은 외국에 떨어져 지내는 애인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낸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상대방의 핵심가치를 건드릴 줄 아는 영적 스피커였다.


 IT기기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이 왜 좋은 스마트폰을 소유하려는지 그 근원을 꿰뚫어봤다. 결국 스마트폰으로 소중한 사람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끼리의 영상통화는 무료입니다”라는 정보 전달식의 말 대신 영상통화 무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즉 소중한 사람과 교환하는 눈빛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에 대해 말했다. 스티브 잡스의 이러한 핵심가치 스피치는 청중의 이성과 감성을 넘어 영성에 가 닿았고 사람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지갑을 열었다.  


타인의 영혼을 움직이기 위해선 자신의 영혼의 힘이 강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핵심가치 스피치에 능했던 것,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그가 단지 화술이 뛰어나서만은 아니었다. 스티브 잡스는 불교, 명상, 단순한 삶에 대한 추구 등 영혼에 속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 영혼의 힘을 길렀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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