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향한 관심
핵심가치 스피치의 key
“혹 아랫배가 아프시지는 않으신지요?”
- 드라마 <대장금> 중 어린 장금의 대사
#4. 상대를 향한 관심:
핵심가치 스피치의 key
앞서 영적스피치를 위해선 상대의 핵심가치를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핵심가치를 알아내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MBC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힌트를 얻어볼까 한다. 다음 장면은 어린 장금이가 궁에 들어가 교육을 받는 중 스승 한상궁과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S#65 한상궁 처소(밤)
방안에 앉은 한상궁과 장금. 잠시 고요.
한상궁이 다시 입을 뗀다.
한상궁 물을 떠오너라!
장금 .........
한상궁 물을 떠와.
장금 어찌하여 자꾸 물을 떠오라고 하십니까? 따뜻한 물도 안 되고, 찬 물도 안 되고, 나뭇잎을 띄워도 안 되고......
한상궁 너는 이미 알고 있느니라!
장금 ..........?
한상궁 어찌하여 흙비를 끓였더냐?
장금 어머니께서 그리 하시는 것을 보았기에......
한상궁 어머니는 왜 그리 하셨느냐?
장금 ...혹... 제가 어디 아플까 염려하시어... (하다가는 말을 멈춘다)
한상궁 ........
장금 (더 생각하다가 뭔가 생각이 난 듯 눈빛이 반짝이고) 아!!
한상궁 ..물을 떠오겠느냐?
장금 (기쁘고 흥분한 표정으로) 혹 아랫배가 아프시지는 않으신지요?
한상궁 아니다.
장금 혹 오늘 변은 보셨는지요?
한상궁 보았다.
장금 혹 목이 아프지는 않으신가요?
한상궁 원래 목은 자주 아프구나.
조르르 나가는 장금. 컷.
들어오는 장금. 김이 약간 나는 따뜻한 물을 들고 들어온다. 한상궁에게 올린다.
한상궁 (한 모금 마셔보고는 흡족한 듯 장금을 본다)
장금 따뜻한 물에 소금을 아주 조금 넣었습니다. 한 번에 들이켜지 마시고 차처럼 천천히 드세요.
한상궁 그래.. 고맙다.
장금 .........
한상궁 어머니께서 물 한 사발 주시면서도 그리 많은 것을 물어보시더냐?
장금 ... 예에! 아랫배는 차지 않은지? 목은 아프지 않은지? 꼬치꼬치 물으시고는 찬물을 주기도 하시고, 따뜻한 물을 주기도 하시고, 단물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한상궁 그래! 바로 꼬치꼬치 묻는 것, 그게 내가 너에게 물을 떠오라 한 뜻이다.
장금 .............
한상궁 음식을 하기 전, 먹을 사람의 몸 상태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 그 모든 것을 생각하여 음식을 짓는 마음, 그게 요리임을 얘기하고 싶었다.
장금 ...............
한상궁 허나 너는 어머니를 통해 이미 알고 있구나. 너의 어머니는 참으로 훌륭한 분이다.
장금 (어머니의 말을 꺼내자 눈물이 흐르고)
한상궁 어머니께서는 ‘물도 그릇에 담기면 음식인 것’을 알고 계신 분이다. 또 그것이 음식이 되는 순간에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제일임을... ‘음식은 사람에 대한 마음’임을 알고 계신 분이었구나!
장금 ................
상대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 마음속의 핵심가치를 알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장금이의 어머니가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요리 솜씨가 전부는 아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상대를 향한 사랑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그러면 상대에게 가장 필요한 질문을 하게 된다. 자연히 상대방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도 알 수 있다. 핵심가치 스피치는 단순히 누군가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낼 때만, 물건을 팔 때만 필요한 스피치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말하기의 한 방법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가 가슴속에 고이 품은 꿈은 무엇인지, 그 사람의 행복의 근원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그 사람을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