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면서 작가 되는 법 chapter 1.
프롤로그
회사에 다니고 있는 당신, 혹시 이런 생각에 헛헛한 적 없었는지.
이렇게 매달 돈을 벌고, 번 돈을 쓰며 생활하고, 나이를 먹고, 가끔 여행을 가고, 매일 TV를 보고... 그렇게 모든 게 지나가겠지. 늙고, 죽겠지. 40살 먹은 아무개로 살다가, 50살 먹은 아무개가 되고, 슬그머니 60살 먹은 아무개가 되겠지. 이름은 있으나 이름이 없는 사람. 내가 무명 씨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나이만 변하는 게 어이가 없어서 혀를 차는 것이 나의 첫 째 장기가 될 무렵, 내 인생도 끝이 나겠지. 여름방학들이 그랬듯 사부자기 혹은 엉거주춤.
글을 남기자, 나는 결심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호랑이보다 못한 존재로 살 수는 없다. 가죽을 못 남기면 다른 무언가 내가 남길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그것을 하자. 나의 죽음이 곧 완전한 소멸이 되는 건, 그런 삶은 의미가 없다고, 그건 말도 안 되게 허무한 거라고 나는 생각해왔다. 내가 이 우주에 태어난 이유가 있을 거고 그 이유가, 내가 남길 것과 분명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직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글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나는 글 쓰는 게 재미있고 좋다. 세상 그 어떤 일보다 제일가는 멋이 느껴지는 일이라고 본다. 백 번 생각하면 백 번 모두 작가가 되고 싶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활자에 나를 담아서 이 세상에 남기는 것,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지금 난 그 일을 하고 있다. 글을 쓰고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도 이런 이유다. 지금 당장 죽더라도 내가 써 놓은 세 권의 책으로서 나는 세상에 존재할 테니까. 죽어도 완전한 소멸은 아니게 됐으니까.
내가 남긴 글은 곧 나이고 그 글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 나 또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고로 나는 글을 쓴다. 이대로 죽을 수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