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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화신 Oct 01. 2015

가치기준 세우기

스마트폰 시대의 말하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12. 가치기준 세우기
: 스마트폰 시대의 말하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농업 사회, 산업 사회, 정보화 사회... 이것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진화'인지 단순히 옷을 바꿔 입는 '변화'인지 누구도 단정할 수 없지만, 변하는 시대에 맞게 우리도 진화든 변화든 무언가 해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스마트폰 시대'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손 안에 백과사전 하나씩을 들고 다니는 세상이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역사에 거대한 변혁을 가져온 것처럼 스마트폰도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이제 언제 어디서든 정보와 지식을 구할 수 있다. 우리의 손 안의 요술램프를 이용하면 모를 게 없다. 다만 내 손에만 요술램프가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든 청중에게 스마트폰에서 찾은 정보를 전달하는 '정보 전달형 스피치'는 이 시대에 맞는 좋은 스피치가 아니다. 정보들을 자신만의 가치기준으로 선별하고 엮어 하나의 정제된 콘텐츠를 창조하는 사람이 이 시대의 좋은 스피커라 할 수 있다. 지식이 넘쳐날수록 중요해지는 것은 창의성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제는 얼마나 많은 구슬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구슬을 어떤 실에다가 어떤 배열로 꿰어 어떤 모양의 목걸이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이 이 시대 스피치의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목걸이를 만들기에 앞서 먼저 자신만의 '가치기준'을 세워야 한다. 가치기준은 구슬을 꿰는 실이며 정보와 지식들은 구슬이다. 정보의 파도 속에서 가치기준이 없다면 어떤 구슬을 선별할 것인지 결정을 내릴 수도 없고 구슬을 꿸 수도 없다. 가령 한 사람이 '정의'라는 가치기준을 세우고 주제에 접근한다면 그 사람은 '정의'라는 실에 그와 관련된 구슬을 엮어 하나의 이야기를 꿰낼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실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구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도 목걸이를 만들 수 없다.


가치기준과 그 적용을 프랭클린 플래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기존의 다이어리와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자신의 지배가치를 써보고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게 유도한다는 것이다. 플래너에 나와 있는 예를 살펴보면 '프로정신'이 있다. 그러면 작성자는 프로정신이라는 가치에 대한 개인적인 행동강령으로 '나는 매일 탁월하게 일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에 열려있다', '나는 팀플레이를 한다' 등의 구슬을 선별하여 꿰는 것이다. 이렇듯 스피치를 할 때에도 자신만의 가치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특히 지금의 스마트폰 시대를 사는 우리는 구슬을 많이 가진 자가 되려고 애쓰기 보다는 구슬을 잘 엮어내는 감각적인 공예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구슬을 실로 꿰어야 목걸이라는 보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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