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겁지걱 우걱우걱
참을 수 없는 허기를 느꼈다. 눈을 뜨니 아침 6시 15분이었다. 나는 급히 핸드폰으로 콩나물국밥을 주문했다. 배를 부여잡고 침대 위에 고꾸라져 밥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평소라면 절반도 먹지 못했을 텐데 다 헤치웠다. 허겁지겁 우걱우걱 밥을 씹듯 말듯 밀어넣었다. 다 먹고나니 배가 너무 불렀다.
그랬는데 1시간 뒤 다시 허기가 찾아왔다. 무언가를 먹고 싶어 참을 수 없다는 점에서 식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나를 집어삼키는 감각이 허기가 분명했다. 커피와 케이크를 주문해 순식간에 먹었다. 허겁지겁 우걱우걱 정신 없이 먹는데 맛을 느낄 수 없었다. 다 먹고나니 배가 너무 불렀다.
1시간 뒤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을 느꼈다. 외로움이 나를 집어삼켰다. 나는 침대에 기대어 눈물을 삼켰다. 엉엉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울다 잠들기를 반복하고보니 1시간 정도가 지나있었다. 벌떡 일어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책을 읽으려다 나는 스스로 너무 지쳐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글이 눈에 안 들어왔다.
게임을 시도해봤다. 정확히는 게임을 해볼까 하고 의자에 앉았다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을 택했다. 게임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임을 깨달았다. 멍하니 빈공간을 바라보았다. 또다시 참을 수 없는 허기가 몰려왔다. 나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모카와 초코라떼를 주문했다. 카페모카를 두 모금 마셨는데 더이상 들어가지 않아 멍하니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먹는 데만 오늘 5만원 가까이를 썼다. 약간의 허기도 참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주문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그 순간 충동이라는 단어가 충격처럼 다가왔다. 나는 알 수 없는 허기에 사로잡혀 아침에 ADHD약을 먹는 것을 잊은 것이었다. 약을 늦게 먹으면 밤에 잠을 못잘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다가 안절부절 못해 결국 약을 먹었다.
야 30분 정도 멍 때리며 소파에 앉아있었다. 마음이 천처니 진정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노트북을 펴들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일하고 나니 스스로 쉬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거절하지 않다가는 나 자신이 모두 소모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가라앉은 줄 알았는데 오늘 오후 6시쯤 갑작스러운 허기에 사로잡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쌀국수를 주문하고 있었다. 쌀국수가 도착하자 다시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우걱우걱 몇 젓가락 먹었는데 배가 터질듯이 불렀다. 그제야 정신이 차려졌다. 그 어떤 허기가 사라진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