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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민혁 May 16. 2016

락커 한대수의
뉴욕행 기사를 보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2/11/2016021103406.html


정말 공감하는 기사 내용. 나는 한국이 헬조선이 된 이유를 교육과 훈육 방향성이 틀렸기 때문이라고 본다.

나는 내가 한국사회에 하나도 맞진 않는 축으로 스스로 생각한다. 이 기질은 나름 개성이라 나쁘지 않게 본다.

왜 이런 기질이 생겼나 하면 뜬금포일 수 있으나 정치인 이해찬 덕분이라 본다. 내가 '(교육문제에 관심 있는 분은 아실)이해찬 1세대' 교육을 받은 세대였기 때문이다.


 일단 야자를 단 한 번도 안 했다. 이건 또 운도 좋은 게 이해찬 세대도 결국 간교한 학교장들의 편법(?)으로 야자를 시켰는데, 내가 나온 학교에서는 어떤 소동이 있어서(소동 내용은 너무 길어지기에 생략) 학교장이 편법 야자를 시키고 싶어도 못 시켰다.


그래서 오후 3시 30분에 하교하고 많은 경험을 했다. 다음 카페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인터넷 뉴스란을 보고, 대학로 거리공연을 보고, 동대문에서 소소한 쇼핑도 했다.


지금 생각하니 이런 여유 때문에, 사고 발상 자체를 보통의 한국인과는 다르게 하는 기질이 형성되고 이는 디자이너란 내 직업에 시너지를 주고 있다.


내 페북 친구들의 경우 내 근무량을 보고 혀를 내두르긴 한다. 늘상 칼퇴는 없고 맨날 야근에 주일도 일하니.

헌데 내가 더 혀를 내두르는 이들이 있다. 한국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이다.


뭔 소리냐고?


이유는 내가 0시 자정 전후에 퇴근할 때 보면 마주치는 무리가 있는데, 그 무리가 학원을 파한 초등학생과 중학생이다. 내 근무량에 혀를 내두르는 한국 어른들은, 막상 자기들의 후배 세대인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학원교육을 내 근무량만큼 시키고 있다.


내가 일방적인 단언을 하는데, 저런 교육은 틀렸다고 말한다. 과거 HOT 히트곡인 '열맞춰'의 가사처럼 "말 잘 듣는 Puppet"를 만드는 교육일 뿐이다.


어린 시절에 저렇게 과도한 스케줄에 내몰면 필시 인간은  자기감정, 자의적 동기, 자아, 자존감이 생길 리 없다. 그러면 인간 개체의 개성이 나올 수도 없고, 개성이 없는 인간 개체는 누가 시키면 그대로 따라 하는 (과격한 표현을 빌리면)개가 된다. 나뭇가지나 공을 던지면 본능적으로 달려가 물어오고, 귀에 종소리가 들리면 침을 흘리는 인간.


그래서 우리나라가 헬조선이 된 것 같다. 민주주의 체계이지만 대통령을 봉건주의 왕이나 국부처럼 여기고 싶어 하고 스스로 유교적 질서에 따라 순응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는 확장되어 적용되는데 한국의 재벌 가문 일원에게 스스로 기어들어가고, 심지어 유부녀와 성교를 갖는 불의한 종교지도자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


이는 미개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벌레 충을 붙이는 습관의 대상에도 나온다. 미개한 엄마는 맘충, 미개한 일베를 하는 백수에겐 일베충, 철없는 10대는 급식 먹는다고 급식충이라 부르면서도, 지난 땅콩회항 사건에서 가장 미개한 짓을 한 재벌 3세를 보고도 재벌충이란 별명 하나 나오지 못했다.


미개한 태도로 컴플레인 걸고 환불받는 엄마들을 보고도 즉각 즉각 맘충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기민한 한국 시민들이, 편도좌석 가격이 한화 1200만 원에 이르는 고품격 럭셔리 퍼스트클래스에서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퍼붓고 비행기를 돌리라 회항까지 시키는 가장 미개한 짓을 한 재벌 3세에게는 재벌충이란 단어를 못 만들어준 것이다.


난 이 모든 원인을 앞서 말한 교육이나 훈육이 틀렸기 때문이라고 본다. 어릴 때부터 과도한 스케줄의 교육을 시키니 사람이 멍한 채 성장하여 자아와 자존감이 없고 그에 따라 개성이 없다. 그러니 남이 강압적으로 지시해야만 움직이거 권위자가 누군지 먼저 눈치 보고 파악하여 추정하는 습성이 몸에 벤 것이다.


여기에 봉건주의 시대 동양에서 통치논리였던 유교적 논리도 머리에 있으니, 나보다 높아 보이는 사람에겐 알아서 개처럼 숙이고 빌빌 비는 태도가 나온 것.


한 마디로 교육은 되지 못해 무식하고 미개하며 기품 없고 교양 수준은 떨어지나, 훈련하나 만큼은 기똥차게 잘 된 상태가 한국 시민들이다.


그러니 운전을 할 때도 수입차를 보면 일단 양보해드리고, 같은 국산차 타는 사람끼리 끼어드냐 못 끼어들게 하냐를 치열하게 자기들끼리 경쟁하는 웃지 못할 행동이 나오고, 미개한 재벌 행동을 보아도 재벌충이란 조롱도 스스로 자제하며 못 만들고, 과거 대통령만 한 인물이면 무조건 존경부터 깔고 바라본다.


다 한국식 교육과 훈육으로 남의 말 잘 듣는 습성이 자리 잡고 자기보다 높고나 강자로 보이면 입을 닫고 살아야 하는 태도가  머리뿐 아니라 몸에도 배어있기 때문이다.


하여간 글 내내 잡썰만 했는데 이제서야 본론을 말하자면, 위에 링크된 기사에 나온 락커 한대수 씨의 결정에 찬사를 보낸다. 따님의 교육을 위해 참 잘한 결정이다. 한국에는 교육과 훈육이 없고 오직 트레이닝, 훈련만 있으니 말이다. 서커스나 개 훈련소에서 시키는 그 개념의 훈련.


아무쪼록 사람이 자유롭거나 진보틱(?)해지기 위해서는, 외국인 친구 10명 사귀기보다 10대 이전 올바른 교육과 훈육을 받는 게 효과적이란 말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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