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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민혁 May 16. 2016

EBS 설특집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다가

지난달에, 회사 판촉용 스프링노트를 만들었다.


<스프링노트 제작하고 회사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트 보기 : https://www.facebook.com/weareabt/posts/806194152824779>


그래서 지인이나 거래처에 한번 돌리고. 이게 나에겐 굉장히 기분이 좋게 다가왔다. 허나 기분 좋은 이유를 구체적으론 파악이 안되었다. 지금 EBS에서 틀어주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대사를 듣다가 이유를 알겠다.


극 중 포레스트 검프는 '버비검프새우'란 회사를 창업한다. 그러다 회사가 성장하여 확장하는데, 이 성장세를 설명할 때 2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새우잡이 어선은 제니호가 12척으로 늘었다는 점. 회사의 자산이자 생산 도구인 어선의 확대는 당연 회사 성장세의 증거다. 둘째는 직원용 회사 로고 새겨진 모자를 단체 주문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는 포레스트 검프가 지적 장애인이라 지능지수가 모자라고 소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 장치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게 검프가 틀린 것을 예시로 든 게 아니다.


회사가 단체 티셔츠나 단체 모자를 만들었다면 최소한 그걸 입힐 직원이 많이 늘었다는 점이다. 실제 극 중에서도 댄 중위와 검프 단 둘이 새우잡이 할 땐 단체 모자는 필요 없다. 단 둘인데 회사 로고 새겨진 모자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회사 판촉물로 스프링노트를 만든 점도 비슷하다. 결국 판촉 대상이 존재하고, 그걸 만들 자금이 존재하니 만든 것이다.


포레스트 검프가 사업 성장을 설명할 때 단체 모자를 맞춤한 것을 꼽은 것은 결코 엉뚱한 예시를 든 것도 아니고, 지난달 ABT의 회사 로고 박힌 스프링노트를 판촉물로 만든 게 기뻤던 이유도 '회사 성장세'의 상징이었기란 점도 깨달았다.


아울러 전전전직장(내가 이직도 참 많이 했네)에서도 그런 사례를 본 적 있다. 10년 넘게 연말 판촉물로 다이어리 주문하던 외국계 회사의 한국지사였는데, 리먼브라더스 위기가 터진 2009년 이후 의뢰가 사라졌다. 물론 지금 2016년까지 그 지사가 철수하진 않았는데, 아마 예산 절감이 시행되니 판촉물을 가장 먼저 안 만들었을 것이다. 하긴 큰 회사가 경영상 긴축을 시작하면 인력 퇴출보다 먼저 예산 손대는 곳이 선전/홍보/판촉 부분이니.


이러한 것을 보니, 다시금 말하자면 포레스트 검프 극 중에서 주인공이 버바검프새우 회사의 성장세를  이야기할 때 직원용 단체맞춤 모자를 언급한 것은 엉뚱한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다.


설 연휴, 집에서 EBS 설특선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시청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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