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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당 Sep 12. 2023

오늘의 기도

교통 안내

 교통질서 준수는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나도 좋고 너도 좋은, 서로에게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새벽 5시면 현장근로자들이 버스를 타려고 문을 나서고, 밤 10시면 그들은 어김없이 잔업을 마치고 문을 통해 우르르 복귀한다.  되어 빠져 나가면 차르르 차르르 소리를 내며 갯벌에 물이 채워지듯 생존을 위해, 생업에 매달리던 사람들이 귀가하고 나면 잠시나마 사위가 고요해진다. 그것도 잠시 초소엔 언제나 긴장감이 돈다. 택배 차량이 드나들고 새벽 배송을 위한 근로자들이 고객의 입맛을 맞추려고 숨죽인 채 졸고 있는 게이트 문을 열고 들어다.

 게이트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성질이 급한 사람, 무례한 사람, 느긋하게 운전하는 사람, 그중에는 개를 태우고, 건축자재를 운반하고, 먹을거리를 담고, 폐기물을 처리해 나오기도 한다. 차량엔 사람도 타고 개도 타고 김밥도 피자도 햄버거도 고객 찾아 찾아든다.

 언제 적인지 짐작할 수는 없어도 우주에 존재하는 사물은 사람들의 편리를 위해 개발되고 변화를 주어왔다. 건물이 그렇고 집이 그래왔고 문도 용처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 량 또한 인간 생활의 도구로 쓰임에는 그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게이트로 그렇게 차량들이 오가고 사람들이 일터로 가기 위해 빠져나간다. 근 시간이면 단지 내에서 쏟아져 나오는 차량사람들이 범벅이 된다. 차량과 는 사람들의 안전지도하는 시간의 반복 속에 정신없이 아침 시간은 흘러간다.

 출근 시간, 수십 수백 대의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면 사방팔방으로 몸을 돌려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의 이동 방향을 살핀다. 상가건물이 즐비한 대로에서 이쪽저쪽 오가는 차량들, 차량의 이동 방향 따라 교통 안내봉은 연실 춤춘다.

 잠시나마 아파트에서 나오는 차량이 없는 시간, 불과 10여 초에서 20~30초의 시간은 내게 휴식의 시간이다. 틈틈이 고단한 팔을 훠이 훠이 돌려 뻐근함을 풀고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인다. 여유가 있으면 짧은 시간이나마 발뒤꿈치를 세웠다 낮췄다 반복하며 장딴지 근육 강화 운동을 한다.  

 2021년 우리나라 차량 등록 대수가 2,500만 대를 넘어섰다는 통계를 보았다. 국민 2.06명 당 1대꼴로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다.

 내가 일하는 이곳 아파트도 2,5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여서 차량 또한 그 통계에  비례해 엄청 것이다. 한 집에 적어도 2~3대, 자녀 둘까지 같이 사는 세대라면 4대까지 보유하는 추세인지라 아침 출근 시간에 아파트 단지에서 삐져나오는 차량은 게이트가 3개인 점을 감안해도 출입 통로마다 500여 대는 족히 될 것이다.

 교통안내 시간은 1시간이 주어진다. 한겨울이건 한여름이건 변함이 없다. 정문 근무자는 셋이어서 반반씩 나눠해도 되지만 후문은 그리 할 수 없다. 한 명은 초소를 반드시 사수하여야 하기에 주어진 1시간을 꼬박 채워야 한다.

 직장인들 출근 시간이면 거리에 차량 넘쳐난다. 학원, 어린이집, 유치원 버스 통행도 겹친다. 거기 청소 차량, 쓰레기 분리수거 차량, 택배차량까지  드나든다. 차량의 행렬도 길지만 걸어서 출퇴근하거나 등하교하는 학생들로 붐벼 한시라도 딴전을 부리면 안전사고 발생 소지가 다분하다.

 상가를 낀 2차선 도로는 주. 정차한 차량들로 제 구실을 못한다. 도로가에 주차 얼굴을 찡그리게 하고 정차 차량으로 인한 시야 가림도 교통 방해의 요인이다. 무질서하게 밤잠을 자고 난 차량들로 시야가 좁은데, 볼일로 도로가에 잠시나마 정차하는 차량들이 늘어나면 긴 목을 내밀어 먹이를 찾는 짐승처럼 내 몸도 그리 움직일 수밖에 없다.

 어떤 날은 정해진 교통 안내 구역을 벗어나 횡단보도 바깥 도로까지 나가야 안내가 가능할 정도로 차량들의 무질서한 주차와 정차줄어들지 않는다. 통 흐름을 제어하기도 힘든데 차량에서 뿜어 나오는 매연과 차량의 경적 소리 또한 고역이다.

 얌체 운전자들의 과격한 운전도 이 시간 대에 많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는 긴장감 속에 안전사고 위험 상황감지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교통 안내자의 안내를 따르면 좋으련만, 너는 너대로 교통 안내를 하고, 나는 나대로 운전하고 간다는 식이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런 날이면 내 역할이 소용이 없음을 알고는 힘이 쭉 빠진다. 그런 어려움을 알아달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들의 태도를 지적하고픈 마음 굴뚝같다.

 차가 얽히고설키면 양손을 써도 모자라 멈추라는 소리까지 질러댄다. 그런 주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으며 차도를 점령하는 운전자들, 마주하는 차와 부딪칠 것 같아 소리를 질러도 내달린다.

 교통 안내봉의 신호 띠라 멈추고 출발하여야 함에도 안내를 무시하며 도로 밖으로 내달리는 차량을 볼 때마다, 오늘 하루도 무사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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