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량이 늘고 업무영역이 넓어지면, 팀에는 자연스럽게 증원이 필요해진다. 그렇지만 필요하다고 해서 바로 사람을 늘려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증원 이야기가 나오면 팀장들 사이에서는 애초에 '되지도 않을 일'이라는 말부터 나온다.
부서 안의 여러 팀이 인원 증원을 위해 부서장에게 사정하고, 때로는 보고서를 올린다. 보고서는 팀장에 따라 형식과 내용이 제각각이다. 팀장들끼리 서로 보고서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우리 팀 증원을 위해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정보만 잔뜩 나열하는 글이 아니라 결정권자가 바로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의사결정권자는 긴 설명보다 결론을 먼저 보고 싶어 한다는 전제를 세웠다. 그래서 보고서 첫머리에 필요한 증원 인원과 시점을 한 줄로 명확히 적고, 그다음에 왜 지금 증원이 불가피한지에 대한 이유를 붙였다. 그 이유를 설명할 때도 “제 생각에는”이라는 말보다 지난 몇 년간의 사건 수 변화, 업무 영역 확대 내역, 초과근무 시간 같은 수치를 먼저 제시했다.
마지막에는 증원이 이루어졌을 때 어떤 업무를 어떻게 재배치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붙였다. 화려한 장표를 늘어놓기보다 한 페이지에 결론·이유·방안을 압축해 정리하고, 필요한 세부 자료는 부록으로 돌렸다. 그렇게 부서장과의 면담과 회의를 거치며 결정권자의 방향과 의중을 가늠하고, 그에 맞춰 보고서의 틀을 다듬어 갔다.
몇 달간 이런 과정을 거친 끝에 우리 팀에는 1명이 새로 배정되었다. 다른 층의 정년 퇴직자의 후임까지 우리 팀으로 오면서, 결과적으로 인원이 두 명 늘어난 셈이 되었다. 채용공고가 마무리되어 드디어 내일 면접을 본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AI 적성검사 점수 순위대로 정리해 두고 면접 질문지도 완성되었다. 내년이면 팀 구성은 나 포함 9명이 된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책임도 커졌지만, 이제는 내가 그려 온 방향대로 팀을 설계하고 역량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의욕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