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에서 내려 진흙탕을 함께 걷는다는 것의 의미
"冬不服裘, 夏不操扇, 雨不張蓋, 為將之道也."
(장수는 추운 겨울철에도 혼자만 따뜻한 털가죽 옷을 입지 않고, 무더운 여름철에도 혼자만 부채를 잡지 않으며, 비가 내리더라도 혼자만 우산을 펼치지 않아야 한다.)- 태공망(太公望)
《육도(六韜)》
수천 년 전 전쟁터의 이야기지만, 오늘날의 사무실에서도 이 문장은 서늘할 정도로 유효하다.
리더가 팀원들보다 먼저 편안함을 탐하거나, 업무의 과부하 속에서도 혼자만 '워라밸'을 누릴 때 팀의 사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썩어 들어간다.
리더라는 자리는 특권을 누리는 상석이 아니라, 팀원들이 겪는 비바람을 가장 먼저 맞으며 그 온도를 함께 견디는 자리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화살비 속에서도 앞다투어 성벽을 기어오르는 것은 그들이 죽기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삼략(三略)》은 그 이유를 아주 날카롭게 꿰뚫고 있다.
"軍士所以欣樂戰鬪, 視死如歸者, 非好死而樂傷也, 爲其將知寒暑飢飽之愼, 而明知勞苦之故也."
(병사들이 이처럼 전투에 기꺼이 몸을 던지는 이유는 그들이 죽기를 좋아하고 다치기를 바라서가 아니다. 이는 오직 장수가 병사들이 추운지 더운지, 굶주리는지 배부른지 차근차근 살펴주고 갖가지 괴로움과 수고로움까지도 밝게 알아주기 때문이다.) - 황석공(黃石公), 《삼략(三略)》
현대의 리더십도 이 '명지(明知)', 즉 밝게 알아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팀원이 야근을 견디고 프로젝트에 몰입하는 건 단순히 연봉 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이 보고서 한 장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리더가 제대로 알아주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사람은 움직인다.
진흙탕 길을 행군할 때 수레에서 내려 함께 걷는 장수처럼, 팀원의 고단한 신발 밑창을 먼저 발견하는 예민함이야말로 리더가 가져야 할 가장 날카로운 무기다.
장수가 병사들과 더불어 추위와 더위, 수고로움과 괴로움을 함께한다면 부하들은 진격의 북소리에 기뻐하고 후퇴하라는 쇳소리에 화를 내게 된다.
2026년, 내가 지향하는 리더십은 팀원들이 가장 힘들 때 그들 옆에 서 있는 것, 그들의 수고로움을 외면하지 않고 온전히 공감해 주는 것. 그 사소한 '함께함'이 결국 적진을 돌파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