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설득하기
평가 시즌에는 사무실 여기저기서 한숨 섞인 무거운 분위기다.
누군가는 밤을 지새운 기획서를 떠올리며 내심 기대를 걸고, 누군가는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버텼는데"라며 억울함을 예열한다. 그런데 냉정하게 말해보자. 당신이 흘린 땀방울의 양이 곧장 고과 등급으로 치환될 거라는 믿음, 그건 순진한 착각에 가깝다.
평가판의 진짜 생리를 알아야 한다. 사실 팀장은 당신의 등급을 확정하는 판사가 아니다. 그는 초도 평가를 진행하고 당신의 실적을 들고 상부로 올라가는 '변호인'일뿐이다.
진짜 칼자루는 그 위, 경영진들이 쥐고 있다. 상대평가라는 좁은 문 앞에서 경영진은 수십, 수백 명의 데이터를 놓고 밀고당기기를 한다. 이때 당신의 팀장이 경영진이라는 판사 앞에서 당신을 위해 휘두를 수 있는 '확실한 무기'를 들려주었는가? 그게 평가의 성패를 가른다.
많은 이들이 '노력'과 '고생'을 훈장처럼 내밀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그건 기본값이다.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최종 평가자의 시각은 지독하리만큼 단순하고 높다. 그들의 눈에는 당신의 성과가 회사의 어떤 가려운 곳을 긁어줬는지, 그리고 그 크기가 얼마인지만 보인다.
그들은 무척 바쁘고,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회사의 생존과 직결된 '주요 현안'에만 머문다. 당신이 아무리 대단한 일을 했어도 회사의 핵심 키워드와 연결되지 않으면, 그건 최종 평가자 눈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성과'일뿐이다.
결국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직책자인 팀장에게 '이야깃거리'를 주는 것이다. 내 관점에서 잘한 일을 나열하지 말고, 팀장이 부서장에게, 부서장이 경영진에게 자랑할 수 있는 '비즈니스 언어'로 당신의 업무를 번역해 줘야 한다.
"열심히 했습니다"가 아니라 "회사의 이 목표를 위해 이런 현안을 해결했습니다"라고 말이다.
성과는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누군가 비춰야 비로소 보인다. 내 업무를 회사의 핵심 키워드에 정렬시키고, 그 기여도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라.
당신의 팀장과 부서장이 당신의 결과물을 자기 성과인 양 신나게 떠들 수 있게 재료를 던져줄 때, 비로소 당신의 고과는 당신이 원하는 숫자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