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는 야구 선수로^^

지하철에서 야구 가방을 멘 중학생들을 봤다. 유니폼 차림에 떠들썩하게 웃고 있다.

저때는 사실 자기들끼리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올때다. 젊음은 그 무엇도 이긴다.


추억하나.

양천중학교 야구부 얘기다.

1990년 개교한 이듬해인 1991년에 창단해, 2004년 전국중학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고우석, 박해민, 이용찬, 이형종.


그 유니폼을 거쳐 프로로 간 이름들이 지금도 마운드와 외야를 누빈다.


나는 그 학교 1기다.


1학년 2학기, 재학생을 대상으로 입단 테스트가 열렸다.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테스트를 마쳤고, 감독에게 합격 사인을 받았다. 심장이 뛰었다.집에 얘기했다.


대답은 짧았다. 절대 안 된다.


부모님은 단호했다. 설득할 여지도, 협상의 공간도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포기했다.


정식 창단은 내가 2학년이 되고 나서야 이루어졌다. 결국 유니폼도, 그라운드도,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 채 끝났다.


세월이 흘러, 부모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네가 이렇게 공부를 못할 줄 알았으면, 그때 야구라도 시킬걸."



그 갈증을 완전히 외면하고 산 건 아니다. 사회인야구를 하면서 조금은 달랬다. 리그 MVP도 해봤고, 홈런왕도 받아봤다.


그래도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게 있었다. 팀 동료와 함께 훈련을 버텨내는 것등 학생야구에만 있는 그 낭만은 끝내 내 것이 되지 못했다.


다음 생이 내게 있다면, 야구 선수로 살아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중국의 밥상, 미국의 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