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으로의 회귀

불행을 자가 번식하는 삶

by 밝음

매일 또는 자주, 반복해서 오랜 시간 동안 불행을 마주하며 살았던 사람에게는

어둠으로 가는 회귀습관이 있다.

항상 불행을 바라보아야 했고 매번 불행을 느끼면서 살았기 때문에, 불행이 곧 자신이 되어버린 상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이 이미 사라졌거나 혹은 매우 약해서

그의 삶은 계속해서 나쁘게 스토리텔링된다.


시간은 흘렀고 지금은 그때가 아님에도

무엇으로든 불안과 두려움, 무력감을 만드는 것에 능통함을 발휘한다.

실상은 미래가 된 평범한 지금 속에 살고 있지만 같은 불행 속에서 계속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의 불행은 자가 세포를 번식하듯 스스로에게서 지속적으로 탄생되며,

도리어 그 익숙한 불행감에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인간은 익숙한 것을 좇으며, 좋은 것보다 편안한 것을 택한다.

그것이 내게 도움이 되는지와 별개로 말이다.

어둠이라는 자기 안의 세계를 파괴하고 빛을 조우하는 것은 더 큰 두려움이 될 수 있으며,

반복되는 불행을 견디는 것보다 기존에 살던 방식을 바꾸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어둠으로 회귀하는 데에는 단순한 습관 너머의 자신도 모르는 교묘한 술수가 있다.

그것은 곧 힘의 회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겹고 끝없는 어둠이 자신을 불행과 고통으로 밀어 넣었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그 어둠이 자신을 커다란 불행과 고통을 견뎌낸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밝은 미래를 향해 열심히 뛰어가는 사람은 분명히 힘 있는 사람이겠으나,

수없이 좌절하고 고통받으면서도 그것을 열심히 견뎌낸 사람 또한 힘 있는 사람임에 분명한 것이다.


이 세상은 부정을 부정하며 부정의 존재를 거부하고 죄악시하지만,

짙은 어둠을 경험한 사람은 부정도 쓸모가 있음을 이미 체득하여

수없는 담금질로 새로운 자신을 탄생시키며 살아가는 삶의 연금술사다.


밝고 긍정하며 사는 것도 삶이지만,

참고 견디며 사는 것도 삶이다.

인간의 마음대로 좋고 나쁨의 잣대만 대지 않는다면

모든 방식의 삶은 그때의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남겨주었던 귀중한 삶의 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그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