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할 수 없는 삶에서 살아가는 방법
삶은 항상 예측 불가능하다. 1분 1초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변하지 않는 것들은 살아있지 않다는 증거이고, 살아있는 것들은 늘 변하고 바뀌기 마련이다. 당장 5분 뒤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조차도 알 수 없고, 장담할 수도 없다. 세상은 그렇게 온통 예측 불가능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하며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내 미래를 예측해본다는 것 자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방향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는 내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데에 큰 힘이 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계획표 세우는 일을 좋아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나의 첫 공식 계획물은 바로 '방학계획표'였다. 당연히 해야하는 정해진 삶이 아니라 나만의 삶을 계획하는 일이 참 좋았다. 컴퍼스로 정성스럽게 그린 동그라미 속에 자를 대어 반듯하게 줄을 긋어 나의 24시간을 나누는 일. 그 일만으로도 뭔가 모를 희열을 느꼈다. 칸칸이 하고자 하는 일들을 적고, 색연필로 예쁘게 색칠까지 한다. 완성된 계획표를 책상 옆에 떡 하니 붙이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인간은 태생부터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자하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계획은 늘 계획대로 된 적이 없었다. 예상대로 되어야 할 하루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겨났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욕구가 일어나 계획대로 하지 않을 때도 많았다. 어쩌면 평생 그 어처구니없는 일, 계획대로 되지 않을 계획을 세우는 일을 열심히 하고 살지도 모르겠다. 분명 나의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을 계획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세우며 살아가는 이유는 계획은 삶에 대한 의지이자 주체성의 표식이며, 그저 흘러가는 물에 떠나려 가는 죽은 물고기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계획을 한들 삶은 예측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슬프지만은 않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예측했던 대로 된 것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다. 분명 내 노력으로 이루게 된 경험과 성취들이 있었고, 만들 수 있는 모습과 관계들이 있었다. 반면에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로 인해 실패도 있었고, 아픔과 고통도 있었다. 하지만 내 예측의 유무라는 기준을 떠나면 모든 일은 그저 나의 삶이었다. 예측 못했던 일들 중에서는 선물 같은 일들도 참 많았다. 만날 거라고 여기지 못했던 인연들, 될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한 성취들, 누릴 거라고 예상도 못한 내 삶의 행복들이 가득했다. 예측하지 못했기에 더 기쁘고 감사한 것들이 되었다.
오늘도 나는 예측할 수 없는 내 미래를 떠올리고 계획하며 살아간다. 분명히 내 예상과는 달라질 내 미래이지만, 예상과 다르기에 가슴 뛰고 기대되는 삶을 살아가보려고 한다. 요즘 내가 꿈꾸는 삶 중 하나는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이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양한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다. 유행처럼 책 한 권 내보고 마는 사람이 아니라 나이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내가 매일 새로운 글을 쓸 수 있게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쓰는 동안 행복을 느끼고, 쓰는 동안 삶을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쓴 것으로 사람들과 연결되고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
나는 쓰는 일로 삶의 궤적을 채워가며 살아갈 것이라고 예측해 본다. 예측불가능해서 두려운 삶이 아니라, 예측불가능하기에 더욱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만나는 삶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일단, 오늘 쓰는 사람이 되어본다. 예측불가능해서 더 가슴뛰는 내 미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