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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코치 Oct 02. 2023

저를 이해시키고 당신이 싫어하는 것도 피할게요

감정 & 관계


컬러 게시판 테스트 (test-it.co.kr)



몇 년 전부터 10~30대 젊은 층에게 MBTI 성격유형검사가 인기가 있습니다.

저희 10살 딸도 자신과 친구들의 MBTI를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온라인에서 ' 테스트잇 컬러 테스트 ' 가 유행입니다.

테스트잇 홈페이지에 가보면 70개가 넘는 성격 테스트가 있습니다.

딸도 새로운 것이 나오면 해보고 싶어 합니다. ㅎㅎ


 

저는 10여 년 전 “ 상담 & 코칭 센터 ”에서 함께 일했던 소중한 인연들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정기적으로 모이며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저를 제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귀하고 소중한 모임입니다.

8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이제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상담 전문가, 임상전문가, 청소년 상담 전문가, 상담 연구원, 타로 전문가 등이 되었습니다.

저는 코칭 전문가 파트(?)를 맡고 있습니다. ㅎㅎ

 

나이는 30대 중반~40대 초반인데,

이 모임에서도 테스트잇 컬러 테스트의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즐겁게 해보고 있습니다.

서로 10년 이상같이했고, MBTI는 이미 다 아는 사이임에도 테스트는 늘 재미가 있습니다.

결과가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서로의 성격을 이해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Bing이라는 인공지능에게 물어봤습니다.


" 젊은 사람들에게 MBTI 검사가 유행하는 이유는? "


 

" 일부 전문가 들이 말하길
‘ 나가 중요한 세대 ’ 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기꺼이 지갑을 열 정도로 자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
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자기에게 관심이 많은 건 모든 세대가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학창 시절에도 혈액형 성격, 심리테스트, 별자리 테스트 등이 유행했었고

라디오 코너의 단골 주제였으니까요.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요?





즉, 타인과의 연결을 위해 활용하면서 유행 중이다.
연결을 위한 도구이다.
나를 이해시키고, 네가 싫어하는 것도 피하겠다.




마음에 와닿는 답변이었습니다.

그리고 ' 배려 '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배려는 관계에서 빛나는 가치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들에게 불만인 것은 배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배려하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을 꼰대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명절에 원하지도 않는 잔소리를 퍼붓는 것이 그 예입니다.

이번 명절 어떠셨나요?

저도 시댁 부모님과 한 차를 타고 산소에 가면서 음악을 듣는데

추천 목록에  “ 잔소리 대탈출 ” 이라는 것이 있는 것을 보고, 가족들이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마침 아버님이 남편에게 좋은 말씀(?) 중이셨거든요ㅎㅎ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각 세대 간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변화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함께 살게 되는데,

10명 중 2명은 이유 없이 나를 좋아하고,

3명은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한다는 사실은 그저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내가 싫어하는 사람' 을 매일 만나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10~30대 젊은 층이 성격 테스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상처받거나 상처 주지 않고

타인과 잘 지내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MBTI나, 테스트잇 컬러 테스트와 같은 성격검사를 통해

나에 대해 알고,

타인에 대해 알고

현명한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젯밤 약속(?) 한 게 있어 4살 아들과 단둘이 놀이터를 갔습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친구들이 8~10명 정도 모여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욕이 절반 이상인 현란한 대화(?)가 오갔고, 큰 웃음소리와 거친 행동에 약간 긴장(?) 했습니다.


' 어떻게 아이을 설득해서 집으로 갈 것인가...... ' 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들은 엄마 마음도 모르고 그네가 타고 싶은가 봅니다.


“ 엄마 저건 뭐야? ”

거미줄 같은 모양의 신기하게 생긴 그네여서 그런지 그네를 가리키며 묻습니다.

 “ 아 저건 그네인데 형아나 누나들이 타는 거야. ”


그때 학생들이 서서히 속도를 줄입니다.

여전히 깔깔대고 현란한 그들만의 언어(?)가 오갑니다.

밀고 있던 2명의 학생도 타고 있던 3명의 학생도 자연스럽게 그네를 멈추고 마치 도망가듯이

그 자리를 뜹니다.

그 순간 알았습니다.


' 아...... 4살 아이에게 양보하는 방식이구나. '


얼마나 고맙고 멋져 보였는지 모릅니다.

겉모습과 말하는 것만 보고 긴장(?) 했던 제 자신에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말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지만,

배려를 통해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 형아랑 누나들이 비켜주는 거야. 고맙다고 하자. ”

“ 왜 나한테 비켜주는 거야? ”

“ 네가 귀여워서. ”

 “ 내가 귀여우니까? 왜? ”


  

아들과 손잡고 돌아오는 길,

요즘 학생들과 젊은 친구들의 멋진 부분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타인과 연결하기 위해 얼마나 애써봤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MBTI 결과에서도 말하듯,

저는 ' 어떠한 자극에도 나를 성장시키고 개선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 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MBTI가 유행하기 한참 전인 10년 전부터 MBTI, 에니어그램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관계를 개선하기보다는 그냥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저에 대한 이해의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숨겨진 성격은 무엇인지, 특정 상황에서 왜 그렇게 하는지.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어떤 유형의 사람을 만날 때 왜 내가 긴장하는지,

신이 나는지,

멋있어 보이는지,

만나고 싶지 않은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관계에 있어서 조금 적극적인 사람이 되어 보기로 합니다.

부탁하지 않던 제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보려고 합니다.

오지랖이라고 생각해서 저만 알고 있던 정보를 일단 나눠보려고 합니다.

특히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오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만드는데 적극적인 사람이 되어보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6개월 전,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실 수 있는 코치님께 코칭 고객이 되어달라고 부탁드렸고,

함께 하고 싶은 분께 코칭 스터디를 같이 하자고 적극적으로 설득해 보기도 했고,

한 번 뵈었던 좋은 분의 블로그를 찾아서 인연을 이어가 보기도 합니다.


관계를 이어가는 것에는 노력을 해왔지만

관계를 시작하는 것에서는 노력해 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인연을 만들고, 유지하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마음을 표현하고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개선하기를 좋아해서 ' 개선장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저는

MBTI와 테스트 잇 컬러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관계 맺기에 있어 1퍼센트 정도의 다른 노력을 기울여 보고 있습니다.

 

성격 테스트가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위로와 이해의 목적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통해 관계의 문제를 조금만이라도 개선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테스트잇 성격테스트에서 저와 제 지인들의 결과 입니다. 저는 어떤 색깔일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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