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마음도 마음입니다.
"아이고 착하네."
"대체 뭐가 착한데?"
엄마는 착하다는 말을 참 쉽게 자주 썼다. 그냥 늘 듣던 말인데 어느 날부터 착하다는 말만 들으면 신경질 적으로 반응하게 되었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인지는 몰라도...)
대체 뭐가 착하다는 건지, 밥을 먹었는데 착하다고 하고, 공부를 했는데 착하다고 하고... 착함의 시작이 어딘지 착함의 주제가 무엇인지 몰라도 나는 늘 착한 아이였다. 그리고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흠칫 놀란 어느 날. (그조차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더 이상 착하고 싶지 않아 졌다.
착하지 않다는 것이 아주 못되게 살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나의 착함 뒤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뾰족한 나인지 날카로운 나인지 예민한 나인지. 똑 부러져 보이고 싶은지 남을 배려하지 않고 나를 배려하고 싶은 것인지. 남의 시간과 의견에 휘둘리고 싶지 않음인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착함의 뒤에 있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면서 어떤 모습을 숨기고 싶어 하고 어떤 모습을 내보이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졌다.
나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꺼내어 보이라면, 글쎼요...부터 나오는 두리 뭉술한 판단과 생각들. 나는 나의 삶을 살고 싶고, 나는 자유롭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어떤 게 자유로운지 잘 모르겠는 답답한 상태이면서, 남의 시선을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서 어떤 부분을 신경 쓰고 싶지 않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는 상태들.
그냥 착하기 싫어서.
에서 시작된 내 날것의 감정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대체 무엇이 불편했고 그 불편함 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낄까.
나는 어떤 마음을 숨기고 싶고 어떤 마음을 드러내고 싶은 걸까
나는 진짜 혼자 숨어들어 살고 싶은 걸까
진짜 내가 그토록 별로인 사람일까...
부끄럽더라도 착하고 싶지 않은 나의 날 것을 꺼내보면 내가 좀 보이려나.
나도 궁금하다.
정제되지 않은 나의 날 것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나를 꺼내서 좀 바라봐주면 좋겠다.
그 마음도 마음인데 관심이 필요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