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02. 17.
몇 해 전 사라진 그녀는 돌아왔다.
우리는 그녀를 보기 위해
각자의 오래전 기억 속 그녀를 꺼내야만 했다.
옛 기억에 담긴 그녀는,
설경 위 보드를 들고 환하게 웃는다.
엄마의 꾸중 뒤에 눈을 찡긋이며 내 편을 들어준다.
지쳐 보이는 기색을 뒤로한 채 어김없이 웃으며 내게 인사를 건넨다.
기억 속 그날에는
내 또래로 보이는 까맣고 긴 생머리의 그녀가 늘 미소 짓고 있다.
어린 나는 그녀를 좋아했다.
혼자서도 당차고 밝은 그녀를 동경했다.
꺼낸 조각마다 아릿한 마음을 누른다.
살아남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각자의 하루에서 그녀의 안녕을 기리는 일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