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안남 대재에 묻혀 있는 중봉조헌 선생이 깃발을 들었지만 말없이 대의를 지키려는 700여명의 옥천 주민들이 있었다.
동학 투쟁 때 청산 한곡리 문바우에 은거했던 최시형 선생이 ‘주민들아 같이 일어서자’고 외쳤지만 그를 말없이 모시고 따랐던 옥천 주민들이 있었다. 삼일운동 때 곳곳 도처에서 소리 없이 만세운동을 벌였던 청산. 이원. 군서면 등의 주민들이 있었고 일제시대 숨죽여 우리글과 말을 다듬고 목소리를 냈던 지용 시인과 언론과 교육. 노래로 독립운동을 했던 유정 선생과 범재 선생. 정순철 선생도 있었다.
또 독재에 항거하며 올곧은 목소리를 냈던 청명 임창순 선생과 청암 송건호 선생. 청람 정구영 선생은 어떠한가. 옥천 주민들은 들을 말없이 품어주었다. 환경을 파괴하고 물길을 막는 거대한 토목공사인 댐건설을 할 때 옥천 주민들은 들불같이 일어섰다. 농민들과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농민회와 옥천신문이 1980년대 끄트머리에 창간됐고 2000년대 초반 언론개혁운동인 안티조선운동. 그리고 소외된 할머니들을 보듬는 안남어머니학교와 안내행복한학교가 연이어 개교했다. 그리고 자치와 저항의 물결이 다시 거세게 몰아닥치고 있다.
생명과 민의를 거스르는 골프장의 장막이 어둡게 드리우고 있다. 우리는 말없이 저항하는 거먹산을 지키기 위해 다시 나섰다. 그리하여 먹을거리 동맹, 마음의 연대를 제안한다. 이에 2003년 언론개혁의 염원을 담아 출시했던 옥천꽃쌀을 다시 부활한다. 이번에는 ‘골프장.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옥천을 위하여’이다. 옥천꽃쌀은 현미로만 출시한다. 현미는 씨눈이 제거되지 않는 생명쌀이고 현명한 쌀이다. 민들레는 질긴 민초들의 상징이니 찰진 현미찹쌀로 진달래는 진실을 원하는 간절한 주민들의 상징으로 현미멥쌀로 이를 대신한다. 현미는 백미와 달리 거칠지만 생명이 살아숨쉬는 우리 민초들과 닮아있다. 도정을 거부하고 자연 생명 그대로의 현미쌀로 우리 안의 생명. 우리 밖의 생명을 살릴지어다. 이 쌀은 환경을 생각하는 옥천 농민들의 무농약 유기농 현미쌀이 들어갈 지어니. 먹을거리 동맹과 마음의 연대로 다시 한 번 의병운동. 독립운동. 독재저항운동과 환경생명운동. 자치운동의 횃불을 되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