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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와 1박2일 군산 여행

의식의 흐름대로, 25. 8. 25.~8. 31.

by 이제

25-8-25

헬로+스토리지북앤필름 책방운영자 북토크. 엄청 오랜만에 본 헬로 사장님. 반가웠지만 쑥스러워서 반가운 티를 많이 내지 못했다. 술책방으로 바뀐 헬로도 언제 한번 가보고 싶은데... 독립출판의 매력: 비정형·비규격, 무궁무진한 주제, 고유한 아이덴티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내 생각대로.



25-8-26

[이다의 도시관찰일기] 북토크. 잘 들여다보면 동네 곳곳에 재밌는 게 진짜 많구나? 부채 파는 곳에 ‘판소리하듯 펴지 마시오’ 경고문 붙여놓은 거 빵터짐ㅋㅋㅋ 그러고 보면 난 항상 눈치도 없고 관찰력도 없다는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관찰도 마음먹고 해보면 느는 건지도. ‘오늘은 뭘 발견할까?’라는 태도로, 판단하지 않고 관찰하기.


재밌었던 문답: ‘자연관찰, 도시관찰 중에 뭐가 더 좋냐’는 질문에 이다 작가 왈, “그건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는 질문이나 마찬가지예요. ......엄마가 더 좋잖아요.(ㅋㅋㅋㅋㅋ) 도시보다 자연이 30만 배 좋아요.” 와, 너무 신기했다. 난 자연보다 도시가 훨씬 재밌을 것 같은데.ㅋㅋㅋㅋ 나한테는 도시가 엄마인가 봄.



25-8-27

군산행 고속버스, 게스트하우스 1박 예약. 간만에 경험하는 도미토리구만...! 가볼 만한 곳 리스트: 이성당 야채빵, 일제강점기군산역사관, 초원사진관, 지린성 고추짜장,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근대건축관, 근대미술관, 군산과자조합 계란찜과자, 한일옥 육회비빔밥



25-8-28

드라마 주인공 옆에는 늘 절친-매니저-비서-신하 등등의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을 도와주고, 주인공의 말과 행동에 리액션을 해주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더해주기도 하는 감초 역할. 나는 이런 서브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25-8-29

0829. (고속버스 타고 1박2일 군산여행) 휴... 여유 있게 출발했는데 도중에 화장실 급해져서 완전 시간 촉박해짐. 호남선은 경부선이랑 승강장도 완전 달라 당황(신세계백화점 안으로 들어가야 됨). 겁나 높은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서 게이트로 뛰어가 출발 1분 30초 전에 겨우 세이프-_- 암튼 오랜만에 해보는 버스여행이구만! 아침에 남쪽으로 가는 버스는 왼쪽에서 햇빛 들어오는데 그 생각을 못하고 운전석 바로 뒷자리를 예매했구나^^ 계속 노트 쓰면 멀미 올 거 같음. 일단 덮자...


0936. 아싸 신난다~ 휴게소타임~! (소떡소떡 사먹음)


1306. 터미널에서 시내버스 타고 식당 가려고 했는데 배차간격 120분의 압박-_- 포기하고 걸어가는데 땡볕이 내리쬠-_- 그래도 바람이 불어 덜 더웠음. 양산이 마구 뒤집어지긴 했지만... 암튼 박대구이란 걸 처음 먹어봤는데 모양이 완전 신기ㅋㅋ 맛도 괜춘. 반찬도 맘에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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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가는 길에 마주친 거대한 물음표 / 여수식당 박대구이 정식


밥 먹고 박물관부터 갈까 디저트부터 먹을까 고민하다 군산과자조합으로. 계란찜과자 걍 에그타르트이긴 한데 좀 덜 달고 계란이 많은 느낌? 맛있긴 하다. 밀크티도 시그니처라는데 우유 때문에 소화 안 될까봐 걍 아아 시킴.


1328. 아니 계란찜과자 중독성있네? 존맛인데?? 맛있는데??


1437. 오매... 개힘들어... 건축관 들렀다 위봉함 가는데 길 잘못 들어서 땡볕에 한참 돌아 가다가 새로 생긴 여객터미널(문화시설)이 있길래 들어와 휴식중. 곳곳에 명언(?)들이 붙어 있음. ‘아따, 아무리 앞일이 안 풀려도 당장 앞의 바다는 볼 수 있잖어.’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빈백에 누워 단편영화 보는 공간도 있다. 와... 길 잘못 든 게 오히려 행운이었잖아? 전망 좋고 시원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대박...


1754. 숙소 체크인(화담여관 4인실). 2층침대 사다리 올라가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느낌ㅋ 나약한 육신 같으니... 밤에 화장실 갈 때 괜찮으려나-_- 게스트하우스 방명록 재밌네. 혼자 여행 다니는 사람도, 첫 혼여로 군산에 온 사람도 많다. 막내아들 때문에 속상해서 처음으로 혼자 여행 왔다는 글. 엄마는 이렇게 혼자 여행 가보고 싶었던 적이 없었을까?


아까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본 판소리 연습 노트, 근대국어까지는 아니지만 옛 국어의 모습이 인상깊었음. 잘 읽어보니 <흥보가> 중에서 놀부가 제비 기다리는 장면. 흥보가가 이런 느낌이었구나? 표현들이 재밌네.


<<내 맘대로 해석. 틀릴 수 있음>> 제비집 수백 개를 밤낮으로 만들어 안채 사랑채 행랑 처마 들보 서까래 빈틈없이 달아놓고 그래도 부족하여 ... 아무리 기다려도 제비가 아니 오니 제비 때문에 환장되어 상사병이 일어나서 만물을 사랑해도 제비 자 들어간 것만 꼭 사랑하는구나. 길짐승은 끝에서 쪽 자만 떼고 보면 바로 이름이 제비라고 쪽제비만 사랑하고 ... 음식은 칼제비나 수제비만 하여 먹고 ... 하인을 뚜드려도 싸제비(아마도 싸대기?ㅋ)로 드러눕히고....


KakaoTalk_20250909_181647680_07.jpg 전라북도 판소리 무형문화재 최란수 님의 판소리 연습 노트(광복 이후)



25-8-30

0918. 7시에 일어나서 조식으로 시리얼, 토스트, 커피 야무지게 차려 먹고(계란은 귀찮아서 pass) 방명록 읽고 사진 좀 찍고 나도 방명록 쓰고 다시 침대로 들어와 뒹굴. 에어컨이 넘 추워서 이불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0957. 이럴 수가... 체크아웃시간이 다가오다니... 아... 귀찮아... 나가면 덥겠지...


KakaoTalk_20250909_181647680_03.jpg 게스트하우스에 남긴 방명록


1202. 다시 찾아온 군산과자조합. 약간의 웨이팅 끝에 좋은 구석자리에 앉았다. 오래 있기는 좀 눈치보일 듯해서 잠깐만 일기 쓰다 나가야겠음. 오~ 옥수수계란찜과자도 맛있잖아?? 와오... 이번 여행의 맛집은 여기다! (광고 아님 100% 내돈내산ㅎ)


(이후 군산북페어 장소로 이동. 건물 밖은 한산했는데 들어가보니 사람 바글바글... 에이커북스토어&스토리지북앤필름 부스 찾아가 인사... 지름신 간신히 누르고 몇 권만 구매... 다음 달에 내 부스는 어떻게 꾸밀지 슬슬 걱정됨... 보람찬 1박2일 후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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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해버린 계란찜과자 / 군산북페어 메인행사장



25-8-31

1105. 책 만들기에 대한 책, 사실 너무 많지만 나도 써보고 싶은 솔직한 심정...


1344. 애호박계란전 부쳐 먹으며 어제 북페어에서 산 [손과 마음들](이다인) 읽음. 전은 맛있었고, 책도 되게 좋다. 건선환자로서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딱 아토피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살아온 이야기를 폭넓게 다룬 게 더 좋은 것 같음. 역시 독립출판은 좋은 장르라니까.


1916. 무엇보다책방에 방문입고하고 옴. 사고픈 책 너무 많아 고심 끝에 3권으로 겨우 줄임. 독립출판으로 돈 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 1: 책이 안 팔림. 2: 버는 만큼(또는 그 이상으로) 책을 사게 됨...


책방 아래층 떡볶이집에서 팥빙수 하나 먹음. 먹는 도중에 옆 테이블 버너에서 잠깐 가스 냄새가 나서, ‘설마 지금 가스폭발로 죽는 건 아니겠지?’ 생각함 ㅋㅋㅋㅋ 빙수 먹다 죽어서 뉴스에 나오면 얼마나 어이없냐고... 물론 무사히 다 먹고 석촌호수 가서 갤러리호수 전시 보고 다이소 가서 부스 꾸밀 재료 좀 고민하고 겁나 지친 상태로 귀가. 솔직히 무리한 건 아닌데 날이 너무 더웠음. 도대체 언제쯤 선선해지는 거지?


1935. [미묘한 메모의 묘미] 읽는 중. 역시 김중혁은 메모덕후였다. 온갖 글쓰기 앱 정보 찾아보기 귀찮았는데 이런 덕후가 다 써보고 정리해주니 너무 편하네ㅋ 어차피 난 계속 A5용지+아래아한글 조합으로 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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