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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페어 나가서 일기 쓰는 사람

의식의 흐름대로, 25. 9. 22.~9. 28.

by 이제

25-9-22

0843. 우체국 문 열면 박스 사 와서 책 보내야지. 에이커북스토어는 샘플북 메모 써서 직접 보내고, 스토리지북앤필름은 한번 런닝북(보관·배송업체)에 주문해볼까? 그나저나 방정리 어쩔-_- 청소 계획이나 한번 세워봐야겠다.

- 8시~11시: 빈책상시간

- 11시~: 상자 사 와서 포장>책발송

- 12시~: 음악or팟캐 들으면서 정리할 물건 골라내기.

- 4시~: 책상주변&부엌 정리. 오늘중에 안 되면 내일 이어서 하기.

- 수욜 대청소. 목욜 A휴일(아날로그휴일). 금욜 북페어 짐싸기&북토크. 토 북페어. 일욜 A휴일.


1636. 정리는 개뿔ㅋㅋ 아놔 졸려-_-

1904. 치킨 사러 나갔다가 귀찮아서 다시 들어옴ㅋㅋㅋㅋ

2206. 결국 정리고 뭐고 1도 안 하고 드라마만 봄. 그래도 간만에 재밌는 드라마를 찾은 듯하다. <은중과 상연>에서 인상깊었던 대사. ‘무엇이 이렇게까지 나를 화나게 하는지 모르겠다. ...(중략)... 그래서 나는 쓴다. 이것이 어떤 이야기가 되든, 두려워하지 말자.



25-9-23

1040. 와씨 11시간을 잤네-_- 왠지 삭신이 쑤셔서 왜 그런가 했더니 어제 책 그거 쪼금 날랐다고 그런 거네-_- 나약한 육신 같으니...

아까 갑자기 무선청소기 검색 충동이 솟구쳤는데 선견지명있게도 점심때까지 폰 잠가놔서 못함ㅋ(‘앱블록’으로 매일 22시부터 12시까지 14시간 동안 카톡·인터넷서핑·영상시청 등을 못 하게 막아둠) 좋았어. 직장인들도 점심시간 전에는 카톡 못 보는 사람 많다고. 정오까진 잠가도 됨.

[안녕, 작은책] 읽다보니 2018년 퍼블리셔스테이블 때 호랑이가 진짜 있었음!!ㅋㅋㅋ(7년 전 참가했던 북페어에서 호랑이 인형탈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봤는데 너무 비현실적인 장면이라 내 기억을 의심하고 있었음)



25-9-24

1805. 어찌어찌해서 자잘한 종이류는 정리함(책 만드는 동안 각종 참고자료, 교정본, 디자인 시안, 영수증 등등이 온 사방에 널려 있었음).



25-9-25

1017. 9시쯤 일어나서 바로 정리 시작했는데 책 분량이 골치네.

1048. 여기저기 쌓아놨던 책들은 책장에 제목 보이게 거의 다 꽂긴 함. 그래도 에세이 3권은 못 넣고 겹쳐놓음. 흠... 방법 없을까?

1111. 에세이·소설 섞어서 어떻게저떻게 꽂긴 했다.

1432. 책 정리는 대충 된 것 같지만 에세이·독립출판·심리 칸 꽉 차서 한 권이라도 더 사면 넘칠 예정인 게 찜찜쓰... 작법책 정말 저거 다 갖고 있어야 될까? 한병철 시리즈는? 흠. 하긴 뭐 공간 있으면 일단 둬보는 것도 나쁘진 않으려나...



25-9-26 북페어 전날

0843. 테이블보 안 샀다!!ㅋㅋㅋㅋㅋ 으아악!!! 그것도 모르고 태평하게 있었네ㅋㅋㅋㅋ(지난주 북페어는 테이블보를 제공했는데 내일은 셀러가 준비해 가야 했음. 그런데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지난주 캐리어에 책만 더 채워서 가져가면 되겠지~’ 이러고 있었던 거임)

1310. 테이블보로 쓸 커튼 사러 다이소 왔다가 근처 강동중앙도서관 들름. 웬일로 LP플레이어 자리가 비어 있어서 아무거나 눈에 띄는 앨범을 틀어봤는데 노래가 좋네? 오~ LP는 한 장에 4곡밖에 안 들어가는구나.


2030. 해공도서관에서 [세 달 뒤에 지구가 망한다면 뭐 할래?] 고태윤 작가 북토크 들음. 혼자 다섯 달 동안 다섯 개 나라를 여행했다 함. 대단... 책 형태도 기발했음. 알고보니 지난주 북페어에도 나갔었고 내일도 나간다 함. 진작 알았으면 지난주에도 인사해볼걸.

북토크 후반부에 ‘나라면 석 달 동안 뭘 하고 싶은지’ 각자 얘기해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일단 계획부터 세우겠다’고 함.ㅋㅋㅋㅋㅋ 90일 동안 읽을 인생책 몇 권과 인생영화 몇 편을 고른 다음(몇 편씩 고를지는 아직 미정), 망해가는 지구에서 사람들과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경험하는지 기록하겠다고(그냥 계속 일기를 쓰겠다는 뜻임). 종말의 날에는 내가 썼던 글들을 읽으며 가족과 함께 보낼 것 같다고.


2222. 젠장 짐 안 쌌는데 졸림... 환장-_-...... 도대체 일주일 동안 뭐한거임?????? 솔직히 착수만 하면 1시간 미만으로 끝날 일이잖아? 1시간이 뭐야 30분이면 되지 않나? 음악 들으면서 하면 되잖음.

0013. 그래도 어찌저찌 다 준비했다. 책소개 문구 또 한참 고치고-_- 짐 무게 줄이려고 책은 10권만 넣음. 낼 읽을 책 뭐 가져갈까나.



25-9-27 광명아트북페어 당일

1022. 9시반 넘어 도착했지만 무리없이 테이블 세팅 끝. 단체사진 찍고 부스 지키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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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 어느 구석에 내가 있음


1048. 이웃 작가와 1권씩 주고받음ㅋㅋㅋ(가나다순 배치라 빈책상-나/빈종이/빈드로잉 부스가 나란히 있었음. 옆 부스 임발 작가 소설집 중 [선택은 망설이다가] 제목이 끌려서 샀는데 작가님도 내 책 사주심.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ㅋㅋ)

1120. 아 졸려-_- 와 진짜 오늘 사람 없을 각인가? 엄청 잘 만든 행사인데 접근성 때문인가...(오전에는 행사 규모에 비해 사람이 적어 보였는데 나중에 늘어남)

1126. 아악... 졸려... 으아악...

1141. 오늘 과연 공칠 것인가...! 한 권이라도 팔릴까...!

1316. 으아악... 4시간이나 남았다니... 으악... 오마이갓... 무대에서 독립출판 작가들이 시행착오 경험 얘기하는 중인데, 바코드를 예쁘게 하려고 흰색으로 만들어 800권을 찍었댄다(흰색 바코드는 안 찍힌다고 함). 와... 상상만 해도 등골이 쭈뼛... 어머니랑 파주 창고 가서 스티커작업했다며... 아니 인쇄소에서도 아무 말 없었나? 역시 삽질은 나만 하는 게 아니었어!

1331. (이웃 작가님과 주고받은 것 외에 아직 하나도 안 팔림) 아악... 이따 신림에서 콩국수나 먹을까-_- 어차피 안 팔릴 거면 걍 천천히 북페어 구경이나 할까?


1401. 다 내려놓고 구경하고 오자마자 1권 팔림. 와... 그래도 완전 허탕은 아니었구나.

1412. 대박. 몇 분도 안 돼서 또 한 권 팔림. 심지어 사인까지 요청하심. 너무 깜짝 놀라서 “어머!!! 정말요?!!” 하고 소리치며 벌떡 일어났던 것 같음. ‘대박!!! 제가 뭐라고...’라는 말은 입밖으로 나갔는지 안 나갔는지 헷갈리는데 부디 안 나갔었길...ㅋㅋㅋㅋㅋㅜㅠㅠㅋㅋㅋ 놀란 거에 비하면 사인 자체는 나름 능숙하게 하지 않았나 싶음. 작가지망생으로 20년쯤 살면 사인 정도는 만들게 되니까ㅋㅋㅋㅋㅋㅋㅋ

1423. 대박사건... 또팔았다... 제주도 가서 같이 읽으려고 사셨다는 두 분, 복받으세요 행복하세요... 와나 갑자기 3권을 파니 얼떨떨. 그래도 짐 무게를 쬐금 덜긴 더는구나.


1510. 행사종료 2시간 남았는데 엽서 소진. 분량조절 대실패-_- 그 오바쌈바를 떨고 퀵비까지 내면서 만들어놓고 짐 줄인다고 적게 가져옴^^ㅋㅋㅋㅋㅋㅋ

1521. 한 분이 책을 사며 “선생님 적당히 안 사실 것 같애~” 하셔서 웃었다. 맞는 말씀일지도. 이미 적당히 살고 있었다면 적당히 살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을지도.

1555. 한 분이 직장일로 너무 바쁜 배우자에게 선물하겠다며 적당히 좀 살라고 써달라 하심. 순간 멈칫. 모르는 분한테 적당히 살라느니 하기가 망설여져서 ‘가끔은 적당한 휴식도 필요하더라’는 식으로 돌려서 써 드렸더니 “가끔 안 돼요~ 계속 적당해야 돼요”ㅋㅋㅋㅋㅋㅋ 그 순간 직감했다. 향후 2년쯤은 이 순간을 후회하며 ‘그때 이렇게 썼어야 되는데!’라고 생각하게 되리란 걸......


1628. 와... 30분 남았다... 책 좀 사야겠는데? 좀 돌아다녀볼까? 근데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을 것 같음.([내가 떠나온 디자인]이라는 책을 삼. 제목만 봐도 딱 내 취향인 책이었음. 작가 명함도 엄청 신기. 문장형으로 된 명함이라니!)

1642. 퓨... 이제 진짜 끝나간다. 그나저나 이렇게 큰 체육관의 이렇게 많은 책 중에서 누군가가 내 책을 사 갔다는 게 진짜 신기하다. 거의 우연이나 기적처럼 느껴질 정도? 내가 산 책들도 진짜 그 순간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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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북페어에서 득템한 책들 / 주최측에서 나눠준 그림일기 양식을 채워봄


(집 와서 크라임씬 보다 잠들어 9시간 50분 동안 깨지도 않고 잠)



25-9-28

2115. 역시 나는 그림 자체에 힘을 주는 그림책보다는 짧더라도 스토리 위주의 만화가 맞지 않을까? 컷을 많이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림 그리는 시간이나 글 쓰는 시간이나 그게 그거일지도.(그림책 워크숍 안 가기로 마침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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