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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크 Jul 06. 2023

이상한 것도 경쟁력이다

비싼 미술품 같은 사람이 되기 

 남들과 다른 것, 이상한 것, 특이한 것은 사람들에게 대게 이질적으로 다가와 두루두루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할 수 있지만, 특정한 사람들에게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토대로 강한 선호를 일으킬 수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성공의 방법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개성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크라우드 펀딩, 메타버스 시대에 전 세계 80억 인구 가운데 일정 인원의 강한 선호를 받는다면, 모두에게 두루두루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괴상하고 이해하기 난해한 미술품이 비싸게 팔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일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조금 특이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늘 생각이 많고, 자기 확신이 강하고, 남 눈치를 잘 안 보며, 철학과 가치관이 뚜렷하고, 머릿속이 늘 인과관계로 가득 차 있어 인과관계를 여러 번 건너뛴 독특한 사고과정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 입장에서는 맥락이 있는 말과 행동인데 맥락 없이 보이기도 하고, 인간관계에 있어 잴 줄 모르고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잘해주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흔히 흥미 있어하는 게임, 스포츠, 가십거리, 음주 등에 별 관심이 없고, 지도 보기와 과학, 경제 책 읽기에 미쳐 살았었다. 동생에게 555차원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듣고, 최근에도 네가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어릴 때는 남들과 좀 비슷한, 평범한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요즘은 그게 나의 경쟁력이자 매력이라고 생각을 전환했다.


 나는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미술 작품 하나하나에 작품 하나하나가 가진 고유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술관에 가면 단지 예쁘게 그린 풍경화나 예쁜 사진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누구도 못한 독특한 생각으로 그려낸 그림들이 눈에 띈다. 특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특이한 점을 가진 그림들이 마음에 든다.  실제로 현대 미술 시장에서는, 사람들 99%가 이해하기 어렵고 괴상한 것들이 경매 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되고, 정말 예쁘게 잘 그리고 조각해서 누가 봐도 깔끔하고 멋있는 그림들은 그렇게까지 값어치가 높지 않다.


 이렇게 특이한 것이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은 미술시장의 경제학적 특징에 있다. 미술 작품은 작품 하나하나마다 공급량이 1이다. 미술 작품은 물론 복사가 가능하지만, 그 작품 원본은 하나밖에 공급되지 않는다. 이러한 미술 작품의 특징을 공급탄력성이 0인 재화라고 한다.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공급을 늘릴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수요는 0부터 무한대까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특정 미술작품을 알아보고 사고 싶어 하는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폭발적으로 높아진다.


 그런데 미술 작품이 단순히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고 두루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가격이 뛰는 것이 아니다. 미술작품은 1개의 재화이고 단 한 사람에 의해 구매가능한 상품이다. 게다가 파는 방식이 '경매'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두루 높은 평가를 받는 것보다 소수의 사람이라도 가치를 엄청 높게 평가해 그들끼리 경쟁이 붙어 가장 지불 용의가 높은 한 사람이 어마어마한 가격을 지불하겠다고 하면 높은 가격에 팔리게 된다. 사람 10,000명이 사고 싶어 하면서 무난 무난하게 몇백만 원 정도에 다들 사고 싶어 해 최고가로 1000만 원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는 작품보다, 사람 100명이 사고 싶어 하는데 몇십억 원을 지불하고자 해 최고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이 50억 원을 지불하겠다고 했을 때의 작품의 가격이 훨씬 높은 것이다.


             <#5,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위의 그림은 현대 미술 중 가장 고가인 1억 4000만 달러에 낙찰된 잭슨 폴록의 그림 #5이다. 어떻게 이렇게 생긴 작품이 최고가라니 싶은 분들도 많으실 것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초강대국이었지만 특별한 미술사적 특징이 없었다. 그때 잭슨 폴록이 미국의 '자유'라는 가치를 표현하는 '추상 표현주의' 미술 사조를 만들어 미국만의 미술적 가치를 갖고 싶었던, 많지는 않은 사람이었겠지만 큰 열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한 가치를 주어 초고가에 낙찰이 되었다.


 인간 또한 공급량이 1인 재화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호감을 얻지 않더라도 소수의 사람들에게 강렬한 호감을 얻었을 경우에도 자신의 가치를 대폭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 통신이 발달한 SNS 시대 구독과 좋아요, 후원 기능과 판매 기능이 생겼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는 강한 호감을 끄는 사람의 채널과 피드에 좋아요를 누르고 구독을 하고 후원을 하고 물건을 구매한다. 아프리카 TV에서는 생중계 시간에 맞춰 시청하러 오는 사람들이 별풍선으로 후원을 해 줄 수 있다. TV, 라디오, 신문기사 등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인기를 끄는 게 중요했다. 판매 부수를 높이고 시청률을 높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SNS 시대에는 특정한 집단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호감을 주고 이익을 제공해 주면 큰 성공을 할 수 있다. 물건 판매 시에도 물건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물건을 제작해 판매할 수 있다. 과거처럼 전체 시장에 소품종 대량 생산으로 경쟁하지 않아도 돼 특정 사람들에게 호감을 끌면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일정한 사람에게 강한 선호가 있는 재화와 서비스는 재판매 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다른 고유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높은 지불용의를 제공한다. 가령 여러분들에게 저 그림을 7000만 달러에 판다고 그러면 돈이 있다면 어떻게든 사지 않겠는가? 경매에 부쳐 1억 4000만 달러에 팔 수 있는데 누구라도 좋다고 할 것이다. 


 평범하지 않고 특이한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남들과 다르다고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사내 정치나 집단의 모종의 정치에서 배척되기도 하고, 모임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욕을 먹기도 하고 악플세례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천재들과 특별한 능력, 사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재능이 꺾이고 평범하게 변해가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천재들과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다들 하나씩은 특이한 점들이 있다. 그리고 그게 그 사람들의 강점, 매력이 되어 성공을 하게 된다.


 다들 하나씩은 자신이 특이하고 남들과 다른 특질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남들과 달라서 불편하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남들과 다른 것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이 될 수 있고, 그것이 높은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다. 남들과 다른 점을 긍정적으로 잘 살려 상품화할 수 있다면, 잭슨 폴록의 #5처럼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일정한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한 가치를 인정받고,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가치 있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가치를 인정해 줄 수 있다. #5처럼 가격이 비싸다고 하니 인정을 해주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색깔, 고유성을 버리지 말고 발전시켜 나가 희소성이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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