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개성이 아니라 예의입니다

by 시에스타

사람마다 개성이 다릅니다. 성격도 다르고 습관도 다릅니다. 체질도 제각각입니다. 어떤 사람은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추위를 유난히 싫어합니다. 누군가는 아침형 인간이고, 누군가는 밤이 되어야 정신이 맑아집니다. 이렇게 보면 사람은 참 다릅니다.



약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지만 직원들마다 말투도 다르고 표정도 다르고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도 서로 다릅니다.


urban-20230202182449784214.jpg


아침에 출근하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그중 직원 K는 내가 보이지 않으면 먼저 찾아옵니다. 눈을 마주치며 밝은 표정으로 말합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그 짧은 한마디와 웃음 덕분에 나도 모르게 입술 끝이 올라갑니다. 기분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피곤했던 몸도 조금은 개운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박카스 한 병을 마신 것처럼 순간적으로 정신이 또렷해집니다. 사람의 기분을 이렇게 간단히 바꿔주는 것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직원 L은 조금 다릅니다. 출근할 때 내가 보이면 먼저 인사를 하지만, 보이지 않으면 굳이 찾아와 인사를 하는 편은 아닙니다. 인사를 하더라도 눈을 마주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바닥을 내려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넵니다.



예전에 회식 자리에서 그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왜 아침 인사가 그렇게 조용하냐고 묻자, 아침에는 잠이 덜 깨기도 하고 피곤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침이라는 시간이 누구에게나 쉽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보통은 내가 먼저 말을 건넵니다.


“L 왔니?”


그제야 고개를 들어 인사를 받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조금 달랐습니다. 아침부터 일이 바빴고 다른 일로 전화 통화를 할 일이 있어서 인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꽤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인사를 건네지 않으니 L도 끝내 하지 않더군요.



누가 먼저 인사를 하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 사이에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사는 아주 작은 행동입니다. 몇 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담기는 마음은 의외로 큽니다. 상대방을 반갑게 생각하는 마음,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존중하는 마음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몸이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마주친 사람에게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기본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는 길을 걷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말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는 가까운 사이에서도 인사를 조금 아끼는 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개성과 습관은 다릅니다. 그것은 존중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인사는 개성이나 성격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사는 상대를 향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그 작은 예의가 하루의 공기를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듭니다.


202206018563_500.jpg


아침에 건네는 짧은 인사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밝게 시작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궁합이 맞지 않는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