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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정 Dec 05. 2022

세 엄마/김미희


여덟 살의 어린 미희는 지이이잉 우는 커다란 냉장고 위에 깔린 이불속에서 나와 제주 바닷가로 간다. 어른 미희가 쓴 책을 타고 날아간다. 눈물이 새어나가 냉장고가 폭파될까 봐 울음을 참던 어린 미희가 바닷가에서 게를 찾으며 놀고 있는 열 살 사내아이의 사진을 찍고 있다.


분명히 웃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 미희와 미희의 아들은 다정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가 따뜻한 밥을 먹을 것이다. 그러면 된 거다. 응 그러면 된 거다.


책은 일찌감치 샀다. 책이 나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주문을 했었다. 두 권을 사서 한 권은 선물을 했다. 더 많이 사서 여러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첫 번째 산문집인 '문 뒤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와 두 권의 그램책 '꼬리 여덟 개 잘린 구미호가 다녀갔어', '엄마' 모두 구입해서 봤다. '구미호가 다녀갔어'는 아주 좋은 그림책이다.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후기로 응원해주는 언니들의 연대가 인상적이다. 밤하늘에 '자매들'이라는 별자리가 새로 생기는 것 같다. 김미희가 바라보고 갈 수 있는 별자리가 생겼다. 아름다운 별자리이다.


작가는 얼마 전에 자기의 글쓰기의 특징은 솔직함이었는데 이제는 힘들고 외로운 시간이 지나버려서 간절함이 사라져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랬다.


네 권의 책 중에서 '구미호가 다녀갔어' 빼고는 모두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책도 이미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계속 더 쓸 수 있다.


김미희 작가님, 쓰세요. 그리세요. 쓰고 그리면서 새로운 김미희를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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