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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ker 한영 Mar 01. 2024

지금도 필요한 3.1 운동 정신

3.1절을 맞으며 돼새겨보는 3.1 운동

   *지난 2월 25일 일요일 북촌과 인사동, 종로 거리의 3.1 운동 사적지를 둘러보았다. 민족대표를 구성하고, 3.1 운동 모의를 하고, 독립선언서를 인쇄하고, 전국으로 배포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거리거리로 쏟아져 나오던 현장에 서 보니 그날의 그분들이 말을 건네는 듯하다. 일상생활에서 보이지 않고 묻혀있던 현장이었지만 걸으며 보니 모든 거리에 3.1 운동 사적지가 있었고 지금도 말없이 웅변하고 있었다. 3.1절을 맞아 3.1운동의 현장에서 그분들이 전하는 얘기를 옮긴다는 마음으로 3.1운동을 돼새겨 본다. 


민족대표 구성을 위해 천도교, 기독교에 이어 마지막 불교가 합세한 유심사 터


지금도 필요한 3.1 운동 정신


   우리에게 3.1 운동 정신이 지금도 필요하다. 세계가 약육강식의 난투장화된 지금도 독립 의식과 자강과 공영이 필요하다. 3.1 운동은 단순한 만세운동이 아니다. 어느 한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하고 만 운동도 아니다. 임종국의 기록에 의하면 3월 1일을 기점으로 4월 30일까지 60일 동안에만 전국에서 1214회의 만세운동이 벌어졌다. 일본과 연해주 등 해외에서도 벌어져 1년여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일본 경찰과 군이 무력 진압하고 제암리, 사천, 화수리, 맹산, 곽산, 화천, 대구, 남원 등 전국에서 학살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그칠 줄 몰랐다.


미국 USC에 소장된 3.1운동 사진. "여성과 소녀를 포함한 수천명의 열렬한 조선인들이 서울 성 밖에서 손을 들고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토록 치밀하게 준비한 독립운동이 없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3.1 운동 당시는 경술국치 이후 10년째가 된 해였다. 이미 그 이전 을사늑약 때부터 자주권을 잃었으니 15년이란 길고 긴 세월 동안 나라를 잃은 상실감이 낙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때였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결코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나라를 잃고 당시 고종황제가 원인 모를 이유로 승하하고 국민들은 어디에도 의지할 데가 없었지만 국민들이 주체가 되어 치밀한 준비 하에 일어났다. 천도교, 기독교, 불교의 3대 종교계를 아우르는 민족 대표를 구성하고, 세계평화와 공생공영의 이념을 담은 독립선언서를 작성하고, 몰래 수만 부를 인쇄해 전국 조직망을 이용해 배포하고, 결행일을 정해 전국적인 만세운동으로 번지게 하고, (독립선언식을 고종의 장례식 3월 3일 전인 3월 1일로 정했다. 이날 서울에서만 50만 명 이상이 독립만세운동 대열에 참여했다.) 국민대회라는 국민적 절차를 가진 후 4월 23일 한성정부 수립을  선포하는 데까지 이토록 치밀하게 계획하고 만천하가 공감되도록 설득력 있게 전개한 독립운동이 없었다.


민족대표들이 독립선언을 한 태화관터에 들러서 본 민족대표 독립선언도(좌)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2019년 조성된 3.1독립선언광장(우)


세계 전례 없던 평화적 독립운동


   전승국가를 상대로 벌인 세계 최초의 독립운동이었고 일제의 총칼을 무폭력으로 맞선 평화적 독립운동이었고 공생공영의 인류애의 이념을 담은 독립운동이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식민지 국가에서 전 민족적 독립운동이 일어나도록 동기와 이념적 바탕을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세계 전례 없는 시사점을 던진 독립운동이었다. 3.1 운동은 중국의 5.4 운동, 인도의 무저항 배영운동, 이집트, 터키 등 식민지의 무폭력 민족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민의 뛰어난 자강의식과 인류애의 정신을 전 세계가 수긍하므로 따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3.1 운동은 한국 민족의 유구하고 우수한 정신문화가 전 세계를 이끈다는 사실을 증명한 운동이었다.


태화관터 앞 3.1독립선언 유적지에 설치된 독립선언서 조형물(좌), 조선이 독립국이며 조선인은 자주민임을 선언한 '3.1독립선언서'(우)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3.1 운동에 맞닿아 있다 : 우리는 3.1 운동 민족이다


   독립 국가임을 선포한 3.1 운동 정신은 임시정부를 수립해 해방 때까지 유지되었다. 독립운동이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진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결국 우리의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3.1 운동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세계사의 흐름과 역사 앞에 당당하게 맞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스스로 민족의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를 열었다. 그 주체가 우리들, 국민이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식민지 국가들의 빛이 되었고 무엇이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길인지를 식민지 피지배 민족의 위치에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우리 민족의 성숙하고 유구한 정신문화의 가치를 유감없이 증명했다. 그 자랑스러운 3.1 운동이 105주년을 맞았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3.1 운동 민족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 스스로 자강 정신과 인류애에 기반해 우리 민족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오늘 아침 3.1절을 맞이하는 마음이 뿌듯하다.


해방 직후 광복군이 서명한 태극기, 3.1독립운동 정신은 지금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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