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혼점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회사의 이 부서, 저부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점심을 좋아했고, 점심 약속이 없으면 안 되는 사람처럼 달력을 꽉꽉 채웠었는데 말이다. 어느 순간 그 시간이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부질없고, 아깝다고 생각되기까지 했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회사 사람들과 좋든 싫든 함께 생활해야 하는 나는 지쳐있었고, 나만의 재충전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제는 일부러 점심 약속을 잡지 않으려고 한다. 약속이 있다고 거절하는 것도 꽤 된다. 물론 그 약속은 나와의 약속이다.
나와의 점심시간은 고작 1시간, 이동시간을 제외하면 40분 정도이지만 이 시간에 일 얘기, 시답지 않은 농담 따먹기를 하지 않고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다. 또 그 하늘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