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장

~책 한 장을 넘기기가 어렵다~

by 익수정










책장 하나.




요즘 들어 다시 책을 읽어보려 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세 권씩 읽던 습관은 어느새 한 달이 한 권으로, 일 년이 한 권으로 점차 바래져 갔다. 과거의 어느 시점부터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활자를 읽어도 도무지 머릿속에서 더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책장을 덮어버린 사소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활자는 단어에서 머물렀고, 문장이 되는 일이 없었다. 때로는 그 단어마저도 제대로 인식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니 글자가, 문장이, 문단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는 일은 기대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요즘에는 다시 책을 읽어보려 하고 있다.


잘 읽겠다는 것을 떠나 읽는 행위부터 다시 시작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