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언어는 소통을 막아 관계를 끊는다.
대표가 쓰는 말은
대개 어렵다.
전문 용어가 많고,
문장은 길고,
한 번에 담긴 의미도 많다.
문제는
대표 자신은 그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데 있다.
본인에게는
이미 너무 익숙한 말이기 때문이다.
이 언어는
대부분 공급자 관점에서 만들어진다.
오랫동안 고민했고,
내부에서는 충분히 통했고,
머릿속에서는
모든 맥락이 연결돼 있다.
그래서 그 말이
밖에서도 통할 거라 착각한다.
하지만 소통은
상대가 이해했을 때
비로소 성립된다.
고객은
그 맥락을 공유하지 않는다.
처음 보고,
처음 듣고,
처음 판단한다.
이 간극을 무시한 언어는
전문적으로 보일 수는 있어도
대화를 시작하지 못한다.
말은 오갔지만
소통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려운 말의 가장 큰 문제는
이해를 미루게 만든다는 점이다.
“조금 더 알아보고 올게요”
“나중에 다시 볼게요”
이 말들은
대부분 대화를 끝내겠다는 뜻이다.
전문성은
어려운 말에서 나오지 않는다.
어려운 것을
상대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 때
전문성은 드러난다.
쉽게 말하지 못한다면
아직 상대의 입장에서
정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한 번에 너무 많은 말을 하려는 습관이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빠지면 안 될 것 같아서
모든 걸 동시에 말한다.
하지만 사람은
여러 메시지를
한 번에 대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결과는 늘 같다.
말은 남았지만
관계는 이어지지 않는다.
버벌 아이덴티티의 역할은
이 소통의 실패를 막는 데 있다.
무엇을 더 말할지가 아니라
어떤 말을 지금 하지 않을지를 정하는 일이다.
한 번의 대화에서
하나의 이해만 남도록
언어의 우선순위를 정리한다.
쉬운 말은
가볍다는 뜻이 아니다.
쉬운 말은
상대를 고려한 말이다.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브랜드 언어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고객의 수준을 의심할 일이 아니다.
브랜드가
대화를 열 준비가 되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똑똑해 보이는 말을 고르는 일이 아니다.
상대가 대화를 계속하고 싶어지는 말을
선택하는 일이다.
어려운 말은
전문성이 아니라
소통의 실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