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기획의 핵심은 ‘문제를 찾는 것’이다
예전에는 문제를 푸는 사람이 강했다.
기술이 부족했고,
정보가 제한돼 있었고,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풀 수 있느냐”가
사업의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웬만한 문제는 이미 풀 수 있다.
도구는 충분하고,
방법은 공개돼 있고,
혼자 못 하는 일은 협업으로 해결된다.
이제 ‘해결할 수 있느냐’는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다.
그래서 요즘 사업이 어려워진다.
문제를 못 풀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어서다.
만들 수 있는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아이디어도 넘쳐난다.
그래서 기획은 점점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의 목록이 된다.
하지만 이 목록은
곧 한계에 부딪힌다.
만들 수 있는 것과
팔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장에서 부족한 건
해결책이 아니다.
문제다.
정확히 말하면
문제로 불리지 않은 상태를
문제로 꺼내는 작업이 부족하다.
사람들은 여전히 불편하고,
불만이 있고,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문제로 다뤄지지 않는다.
참을 만하고,
어쩔 수 없고,
대안이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문제는
그냥 상태로 남는다.
불편한 채로 익숙해지고,
불만은 말에 그치고
불안은 선택을 바꾸지 못하게 만든다.
이 상태가 오래 유지될수록
문제는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사라진 게 아니다.
아직 문제로 불리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 기획의 역할은
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다.
이미 존재하지만
아무도 문제라고 부르지 않았던 지점을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 되는 데 가깝다.
그래서 기획의 난이도는
해결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발견에서 시작한다.
이 문제는
누구의 상황에서 생긴 것인가.
왜 이 불편은 계속 감수되고 있는가.
왜 이 불만은 요구로 바뀌지 않았는가.
왜 이 불안은 선택을 바꾸지 못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제는 문제로 떠오른다.
그전까지는
아무리 많은 해결책을 붙여도
아이디어로만 남는다.
지금은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
사업의 출발선에 선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 보다
무엇이 아직 문제로 불리지 않았는지를
말할 수 있는 사람.
모든 불편을 다 건드리지 않고,
하나의 상황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
그게 지금 시대의 기획자다.
그래서 이제 질문은 바뀐다.
“이걸 어떻게 풀까?”가 아니라,
“아직 아무도 문제라고 부르지 않은 지점은 어디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시작하면,
해결은 그다음이다.
방법은 나중 문제다.
지금 시대에 부족한 건
해결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보는 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