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와 대체제가 가진 3불
많은 기획자는
문제를 새로 만들려고 한다.
아직 없는 니즈를 상상하고,
아직 회자되지 않은 요구를 끄집어내려 한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대부분의 문제는 이미 존재한다.
다만 문제로 정리되지 않은 채 쓰이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문제를 느끼면서도
그걸 문제라고 부르지 않는다.
불편해도 쓰고,
불만이 있어도 유지하고,
불안해도 선택을 바꾸지 않는다.
이 상태는 ‘문제없음’이 아니라
문제를 안고 유지되는 선택이다.
기획자가 봐야 할 건
사람들이 무엇을 새로 찾는지가 아니라,
이미 무엇을 계속 쓰고 있는지다.
특히 중요한 단서가
동종업계와 대체재에 있다.
고객은 늘 불완전한 선택을 하고 있다.
완벽해서 쓰는 게 아니라,
그중에서 제일 나아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동종업계가 가진 3불(불편, 불만, 불안요소)은
기회의 출발점이다.
고객이 계속 참고 쓰고 있다는 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체재의 3불 역시 마찬가지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대신하고 있다는 건,
기존 선택이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다.
고객은 이미 문제를 해결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다만 더 나은 선택지를 못 만났을 뿐이다.
이때 중요한 건
“왜 저걸 쓰고 있지?”라는 질문이다.
왜 불편한데도 쓰는지,
왜 만족스럽지 않은데도 유지하는지,
왜 불안해하면서도 선택을 바꾸지 않는지.
이 질문의 답은
대부분 하나로 모인다.
그래도 이게 제일 낫기 때문이다.
이 말은 만족의 표현이 아니다.
대안 부재에 대한 판단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
문제는 요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장에는
문제가 없어서 조용한 영역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데도 움직이지 않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 영역이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기획은
문제를 발견하는 일이 아니다.
이미 유지되고 있는 선택을
문제로 다시 정의하는 일에 가깝다.
고객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비교 끝에,
포기 끝에,
그냥 쓰기로 결론 낸 지점.
그 지점에는 늘 이유가 있다.
왜 이 선택이 유지되고 있는지,
무엇이 이보다 나은 선택을 막고 있는지,
어떤 조건이 바뀌면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지.
이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때,
문제는 비로소 사업 아이템이 된다.
지금은
문제를 푸는 게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
설루션은 넘쳐나고,
도구는 충분하고,
혼자 못 하는 일은 협업으로 해결된다.
그래서 사업의 핵심은
‘어떻게 풀까’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고를까’에 있다.
이미 쓰이고 있는 선택을 잘 보면,
이미 감수되고 있는 불편을 잘 읽으면,
이미 체념된 불만을 잘 해석하면,
새로 만들어야 할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관점이라는 걸 알게 된다.
문제는 늘 시장 안에 있다.
다만 대부분은
문제로 불리지 않고 있을 뿐이다.
기획자의 일은
그 침묵을 깨는 게 아니라,
침묵 속에서 유지되고 있는 요소들을
시장으로 꺼내는 것이다.
그 순간,
문제는 아이디어가 되고
아이디어는 사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