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팔지 말고, 상황을 팔아라
상당수의 기획자들이
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설명하려고 할 때,
고객이 이 제품을 왜 사야 하는지를 말하려고 할 때
기능 얘기부터 꺼낸다.
이게 얼마나 좋은지,
무엇이 다른지,
어디가 더 뛰어난 지부터 말하려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반복된다.
설명은 충분한데,
선택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해는 했는데,
고객의 선택은 그대로다.
이건 기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기능으로는
고객이 왜 이걸 선택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능은 말할 수 있다.
비교할 수도 있고,
정리할 수도 있다.
그래서 기획자는
기능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쉽다.
하지만 고객은
기능을 이해한 다음에 선택하지 않는다.
선택은 그보다 앞에서 이미 결정된다.
이게 지금 내 상황에 맞는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문제와 연결되는지,
굳이 이 선택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이 판단이 먼저 내려진다.
그리고 그다음에야
기능은 의미를 갖는다.
기능은
선택을 합리화하는 재료로 쓰일 뿐이다.
그래서 시장에는
기능적으로 더 나은 제품이
선택되지 않는 장면이 너무 많다.
설명만 보면 더 좋아 보이는데도,
고객은 익숙한 선택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 지점에서
기획자는 자주 방향을 잘못 잡는다.
선택이 일어나지 않으면
기능을 더 보강하려 한다.
옵션을 추가하고,
차별점을 만들고,
설명을 더 늘린다.
하지만 이건
선택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기능에서 찾았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이다.
문제는 기능이 아니라
상황이 빠져 있다는 데 있다.
고객은 이렇게 느낀다.
“이 기능이 좋은 건 알겠는데,
지금 내가 이걸 써야 할 이유는 모르겠다.”
이 말이 나오는 순간,
아무리 많은 기능도
선택을 바꾸지 못한다.
기능은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일 뿐이다.
문제가 분명하지 않으면
수단은 선택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상품은
기능을 먼저 말하지 않는다.
상황을 먼저 보여준다.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디에서 막혀 있는지,
왜 이 선택이 필요한 지부터 건드린다.
고객이
“이건 내 얘기다”라고 느끼는 순간,
기능은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된다.
그제야 기능은
혜택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반대로
상황이 빠진 상태에서는
기능이 늘어날수록
선택은 더 어려워진다.
설명은 길어지고,
판단은 늦어진다.
기획의 역할은
기능을 나열하는 데 있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
이 기능이 의미를 갖는지를
명확히 하는 데 있다.
그래서 혜택 설명이 길어질수록
기획자는 한 번 더 돌아봐야 한다.
지금 설명이 많아진 이유가
정말 복잡해서인지,
아니면 상황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인지를.
고객의 선택은
기능 비교의 결과가 아니다.
상황 판단의 결과다.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그 문제가 지금 시점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 선택이
그 상황을 벗어나게 해 주는지.
이 판단이 끝난 뒤에야
기능은 비로소
선택의 이유가 된다.
그래서 팔리지 않는 이유를
기능에서 찾기 시작했다면,
이미 방향을 잘못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전에 봐야 할 건
기능이 아니라
고객이 놓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