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꿍

예고 없이 찾아오는 순간들이 나를 흔들어 깨울 때

by 이키드로우
까꿍 : 이키드로우 그림

PEEK-A-BOO!!

TODAY I’M DEFINITELY

GOING TO SURPRISE YOU!


까꿍!!

오늘은 내가 꼭

너를 놀래켜줄 거야!






삶의 사건들은 예고 없이 튀어나온다.

준비할 틈도 없이,

마치 ‘까꿍’하듯 갑자기 얼굴을 들이민다.

그럴 때마다 나는

놀란 표정으로 굳어버린다.


왜 하필 지금인지,

왜 이런 방식인지 따질 새도 없이

상황은 이미 시작되어 있다.

도망치기엔 너무 가까이 와 있고,

외면하기엔 너무 분명하다.


아마도 이런 놀람들은

나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잠들어 있던 감각을 깨우기 위해

찾아오는 게 아닐까.

정신 차리라는 신호처럼,

지금 여기 제자리로 돌아오라는 손짓처럼.


그래서 오늘은

놀란 채로 잠시 멈춰 서 본다.

도망치지 않고,

그것과 눈을 마주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