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불완전하다

완성되지 않은 채로 살아가도 괜찮다는 감각에 대하여

by 이키드로우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이 문장은 예전 같았으면 쉽게 쓰지 못했을 것이다.

한때의 나는

불완전하다는 말을

실패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뭔가 부족한 상태,

아직 덜 된 사람,

더 노력해야만 하는 존재.

불완전은

항상 고쳐야 할 결함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나를 보완하려 했다.

조금 더 잘하려 했고,

조금 더 나아지려 했고,

조금 더 단단해지려 애썼다.


그 과정에서

분명히 성장도 있었지만,

동시에

나를 몰아붙이는 습관도 함께 자랐다.


언제쯤이면 괜찮아질까.

언제쯤이면

이 정도면 됐다고 말해줄 수 있을까.

그 질문을

나는 스스로에게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

나는 완성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삶은

완성본을 제출하는 과정이 아니라,

불완전한 상태로

계속 살아내는 시간에 가깝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은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설명하는 조건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확신보다 의심이 많고,

단단함보다 흔들림이 앞설 때도 있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모른다고 느끼는 순간도 잦다.


그럼에도

이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불완전한 나를

급히 고치려 들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조금 모자라도 괜찮고,

정리가 덜 되어 있어도 괜찮고,

완벽한 언어를 찾지 못해도

침묵 속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의미 없다고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나는 충분히 선택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으며,

책임질 수 있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기준은 세울 수 있고,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으며,

두려움이 있어도

한 발은 내디딜 수 있다.


이제 나는

불완전함을

극복해야 할 상태로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에

더 가깝게 느낀다.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면

아마

나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답을 알고 있었다면

질문도, 선택도

필요 없었을 테니까.


나는 여전히 불완전하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 덕분에

나는 아직

열려 있고,

움직이고 있으며,

배우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완성된 삶보다

불완전하지만

살아 있는 삶을 선택한다.


조금 서툴고,

조금 느리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로라도.


불완전한 나로 살아가는 것.

그게

지금의 내가

가장 정직하게 선택한 삶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