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에 대하여
20대 후반부터
브랜딩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한 확신이 있었다.
그때는
브랜딩 책도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유일하게 보던 잡지가
〈유니타스 브랜드〉였고,
홍익대 야간반 브랜드 매니지먼트과 교재를
교보문고 구석에서 어렵게 찾아
혼자 공부했다.
지금 생각하면
공부라기보다
연구에 가까웠다.
2007년쯤이었으니까,
브랜딩이라는 개념 자체가
지금처럼 보편화되지도 않았고
업계에서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던 때였다.
나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감각이
본능처럼 들었다.
업계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들이 원하는 건
멋진 디자인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그 ‘문제’를 따라가다 보니
포스터 한 장,
배너 하나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메시지가 제각각이었고,
스타일이 일관되지 않았고,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그때는
그걸 정확히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랐다.
다만
메시지와 스타일, 태도가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되어야 한다는 감은
분명히 있었다.
공부를 하다 보니
그 모든 걸
‘브랜딩’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나는 브랜딩을
미친 듯이 공부하고 파고들기 시작했다.
자료가 많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구에 가까운 방식이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은
확신 없이 버틴 시간이 아니라,
확신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나는 유명해지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홍보를 하지도 않았다.
20여 년 동안
가르치고, 만들고, 연구하는 일에만
집중해 왔다.
대신
날 직접 만난 사람들만은
내가 브랜딩에 대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진심으로
붙잡아왔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스스로를
브랜딩 전문가라고 말하는 데
조심스럽지만
주저하지 않는다.
유명해서가 아니라,
오래 했기 때문이다.
유행을 좇아서가 아니라,
본질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확신은
나를 흔들리지 않게 해 주었고,
그 확신 덕분에
나는 중간에 그만두지 않을 수 있었다.
브랜딩은
내게 직업이기 전에
오래 붙잡아온 질문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계속하고 싶은 영역이다.
시간과 건강이 허락하는 한
브랜딩은 놓고 싶지 않다.
내 삶의 보람이자 성취감이기도 하지만
브랜딩에 관해서는 일종의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