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고 행동해 보기로 결심한 때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이 있다.
그건
게으름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환경의 문제에 더 가까웠다.
브랜딩 회사를 차려
먹고살아야 했고,
현실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들이 분명했다.
다른 데로 눈을 돌릴 여유는
솔직히 없었다.
하지만
글과 그림 같은,
내 속의 것들을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갈증은
30대 후반부터 계속 나를 괴롭혔다.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작가로 살아보기로
결심했고,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가능한 환경이
그제야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때가 되기까지 기다린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긴 시간 동안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
나다움을 쉽게 접어두지 않았던 것,
그 갈증을 무디게 만들지 않고
계속 붙잡아온 내가
대견하다고 느낀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삶을
내 일상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감수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당장은
돈을 조금 덜 벌 수도 있다.
작가로 바로 수익이 나는 건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더 이상 기다리지는 않기로 했다.
때가 오면이 아니라,
환경이 완벽해지면이 아니라,
지금의 조건 안에서
지금의 방식으로
살아보기로 했다.
이 선택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미뤄둔 나를 다시 데려오는 선택이라는 건
분명하다.
나는 이제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살아보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