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팔지 않고 일한다

자기 기준을 붙잡고 살아온 한 사람의 기록

by 이키드로우

이 책을 쓰며

무언가를 증명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잘해왔다는 이야기를 하려던 것도 아니고,

이 방식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이런 방식으로도

일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사실은

남기고 싶었다.


세상은 늘

더 빨리,

더 많이,

더 잘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가는 사람들도 필요하고,

그 방식으로 잘 해내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나는

그중 다른 길을 택했을 뿐이다.

나를 앞세우지 않고,

기준을 낮추지 않고,

설명해야 할 일을 피하지 않으면서

일의 중심을 지키는 쪽.


그 과정에서

놓친 기회도 있었고,

굳이 안 해도 될 선택을

스스로 더 어렵게 만든 적도 있었다.

그래도 돌아보면

그 선택들 덕분에

지금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나를 팔지 않는다는 건

고집을 부린다는 뜻이 아니다.

세상과 등을 지고

혼자 서겠다는 말도 아니다.

그보다는

어디까지가 나의 일인지,

어디서부터는 넘지 않을 선인지

나의 기준을 타협하지 않고

팔지 않겠다는 뜻이다.


나는

일을 하며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고,

일 때문에

나 자신을 설득하며 살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조금 느려도

조금 돌아가도

이 방식이 맞다고 믿는 쪽을 택해왔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대단한 전략이 아니다.

요령도 아니고,

성공 공식도 아니다.

그저

한 사람이

자기 기준을 붙잡고

일을 이어온 기록이다.


혹시 이 책을 읽는 누군가가

비슷한 고민 앞에 서 있다면,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이라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모두에게 맞는 길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숨을 고르고 다시 갈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나를 팔지 않고 일한다.

잘 보이기보다

잘 남겨지기를 선택하며,

내 손과 발이 닿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을 한다.


지금의 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