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솔직히 말하면
일을 시작한 초반에는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놓고 비위를 맞추지는 않았지만
늘 어딘가에서는
을의 위치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따라다녔다.
일반적인 업무 관계에서는
분명 을이 맞다.
하지만 브랜딩이라는 일은
고객을 리드하고,
방향을 제안하고,
때로는 코칭까지 해야 하는 일이다.
그 사이에서
묘한 긴장이 있었다.
너무 끌려가면
일의 중심이 무너질 것 같았고,
너무 자로 재듯 기준을 세우면
관계가 틀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한동안은
애써 붙잡았다.
일의 기준과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애썼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관계를 위한 배려라기보다
불안에 가까웠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훨씬 자유롭다.
일의 기준을 분명히 하고,
나스러운 태도를 유지하자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리되기 시작했다.
떠나갈 사람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떠나갔고,
남을 사람만
조용히 남았다.
그 과정에서
떠나가는 이들을 붙잡거나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애쓰지 않게 되자
오히려 관계는
더 단순해졌다.
일은 일답게,
관계는 관계답게.
지금의 나는
모든 관계를 유지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기준이 맞는 관계만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남는 관계,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