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법에 대하여
삶에는
하나의 속도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달려야 한다고 배운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뒤처지면 안 된다고 배운다.
하지만 살아보면
현실은 달리면서만
살아지지 않는다.
걸어야 할 때가 있고,
달려야 할 때가 있고,
멈춰 서야 할 때가 있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어야 할 때도 있다.
문제는
이 다양한 속도들이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데 있다.
열심히 쉬자는 말은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 말처럼 여겨지고
지금은 속도를 유지해도 괜찮다고 하면
어딘가 나태하게 들린다.
하지만 현실의 삶은
늘 변수로 가득하다.
외부 환경이 바뀌거나
사전이 펑펑 터지고
인간관계가 달라지고,
몸이 격하게 신호를 보내오고,
내면이 조용히 말을 걸어올 때도 있다.
그럴 때
무작정 달리기만 하는 건
지혜도 아니고
성숙도 아니다.
그 순간순간에 맞춰
거기에 맞는 속도를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조절할 수 있는 것.
나는 그게
삶을 살아가는 지혜이자
성숙이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가야 할 때는
망설이지 않고 달리고,
천천히 가야 할 때는
조급해하지 않고 걷고,
멈춰야 할 때는
그 이유를 인정하고 멈추는 것.
삶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건
게으름의 다른 말이 아니라
자기 상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제 나는
하나의 속도로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
지금 이 속도 역시
내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인다.
그때그때의 속도를
지혜롭게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꽤나 성숙한 인생이라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