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말하는 용기보다 나를 속이지 않는 태도
정직을 말할 때
사람들은 보통 사실을 말하는 태도를 떠올린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것.
물론 그것도 정직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정직은
타인에게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나 자신에게 무엇을
숨기지 않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사람은
타인에게는 솔직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다고 말하고,
원하지 않으면서 원한다고 넘기고,
선택했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피하고 있는 상태로 살아간다.
이런 상태에서도
겉으로는 충분히 정직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그런 정직은
사실 전달에 머무를 뿐,
삶의 품격을 올려 줄 수는 없다.
내가 말하는 정직은
불편한 감정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질투를 질투라고 부르고,
두려움을 두려움이라고 받아들이고,
확신이 없을 때는 없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걸 외면하는 순간
사람은 변명하고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속인 상태에서 내린
선택에 대한 책임은
조금씩 다른 곳으로 밀려난다.
정직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는
대부분 거짓말 때문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데서 시작된다.
그래서 나는
정직을 하나의 선택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택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이 말이 내 마음과 어긋나지 않는지,
이 행동이
내 기준을 배반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묻는 태도.
정직은
모든 걸 다 말하는 용기가 아니다.
오히려
꾸며내지 않고,
불필요한 말을 덧붙이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정직은
항상 멋져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확신 없어 보이고,
덜 준비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정직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정직하지 않은 상태,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선택도
끝까지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정직을
도덕적인 미덕으로만 보지 않는다.
정직은
삶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태도다.
사실을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나 자신을
계속해서 속이지 않는 것이다.
그 정직이 남아 있는 한,
삶은 흔들릴 수는 있어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