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나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

by 이키드로우

침착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타고난 차분함도 아니고,

감정을 덜 느끼는 능력도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침착은

나다움을 지키기 위한 도구에 가깝다.


살다 보면

감정이 앞서는 순간들이 있다.

억울함이 말을 재촉하고,

분노가 행동을 밀어붙이고,

불안이 선택을 왜곡한다.

그 순간의 나는

평소의 내가 아니다.


침착은

그 상태에서

잠시 멈추게 해 준다.

지금의 이 반응이

정말 나다운지,

아니면

감정이 대신 나서고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침착은

감정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다.

감정을 밀어내지도 않는다.

다만

감정이

나를 대표하지 않게 하는 거리다.


그 거리가 없을 때

사람은 쉽게

자기답지 않은 말을 하고,

자기답지 않은 선택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가장 많이 후회하는 건

결과가 아니라

“왜 그때 내가 그랬을까”라는 질문이다.


침착은

그 질문을 줄여준다.


침착할 수 있다는 건

지금의 감정보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지를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이

내 기준과 맞는지,

이 행동이

내가 지키고 싶은 삶의 방향과

어긋나지는 않는지.


침착은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힘이 아니라,

나를 통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래서 침착은

늘 성공하지 않는다.

때로는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고,

이미 말해버린 뒤일 수도 있다.

그래도 침착은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만든다.

‘아, 이건 내 모습이 아니었구나’ 하고

기준으로 돌아오게 한다.


나는 이제

침착을

좋은 태도나 예의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침착은

감정이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내 삶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다.


그 도구가 있을 때

나는 덜 흔들리고,

덜 후회하며,

조금 더 오래

나로 남을 수 있다.


침착은

감정을 이기는 힘이 아니라,

감정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게 해주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