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지켜주는 또 하나의 장치
신중함은
말을 조심하는 태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행동에도 해당되고,
삶의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도
늘 필요한 기준이다.
내가 말하는 신중함은
멈춰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하기 전에
한 번 더 가늠해 보는 태도에 가깝다.
이 말이 어떤 파장을 만들지,
이 행동이 어떤 상황으로 이어질지,
이 선택이 나와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남길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선택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는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다.
신중함은
속도를 늦추는 일이 아니라
방향을 확인하는 일이다.
지금의 말과 행동, 선택이
내가 지키고 싶은 기준과
같은 방향에 서 있는지,
내가 선하다고 믿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한 번 더 바라보는 과정이다.
때로는
빠른 결정이 용기로 보이고,
즉각적인 반응이
솔직함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신중함은
그 반대편에 서 있다.
단순히 조심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일어나는 일들을 감당하고
책임지려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태도다.
신중한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를
짊어질 준비가 된 사람이다.
삶의 선택들은
언제나 단독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나의 말은 관계로 이어지고,
하나의 행동은 어떤 상황을 만들고,
하나의 선택은 또 다른 선택을 불러온다.
그래서 신중함은
지금 이 순간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삶을
선한 방향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적극적인 태도에 가깝다.
신중함은
나를 옭아매는 올가미가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기준이다.
내 말과 행동, 선택이
내가 믿는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삶의 핸들을
놓지 않게 해주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