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개념이 늘 흐릿한 이유
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고 곧이어
기분이 좋을 때, 즐거운 일이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할 때 같은 대답이 뒤따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말들만으로는
행복이 무엇인지 또렷해지지 않는다.
행복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분명하지 않고
기분이 좋은 것으로 충분한가라고
반문했을 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우리는 보통 행복을
느낌과 감정의 영역에서 이야기한다.
즐겁고,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상태.
하지만 이런 행복감은
대개 순간적이다.
잠깐 머물렀다가 사라지고,
지속되기 어렵다.
더 많이 채우면 나아질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즐거운 순간을 더 모아도
어느 지점에서는
오히려 허무해지기도 한다.
채웠다는 사실보다
비워진 감각이 먼저 느껴질 때가 있다.
행복을 감정으로만 이해할 때
이런 일이 반복된다.
기분이 좋으면 괜찮은 하루였고,
기분이 가라앉으면
그날 전체가 흐려진다.
그래서 행복은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쉽게 흔들리는 말이 된다.
같은 하루를 보내도 결과는 다르다.
충분히 기분 좋고 즐거웠는데 허전한 날이 있고,
꽤 힘들고 힘든 하루였지만
이상하게 괜찮았다고 느껴지는 날이 있다.
행복을 느낌으로만 볼 때,
이 차이는 설명되지 않는다.
설명되지 않는 것은
기준이 되지 못한다.
기준이 없으면
하루는 감정에 끌려간다.
기분이 좋을 때는 모든 것이 괜찮고,
기분이 나쁠 때는
사소한 일에도 흔들린다.
행복을 안다고 말해왔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었는지는
선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행복은
잡히지 않는 말로 남아왔다.
행복을 설명하려는 일은
정답을 찾기 위함이 아니다.
순간적인 느낌에서 벗어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언어로
행복을 옮겨보려는 시도다.
그래야
왜 허전해졌는지,
어디서부터 흐려졌는지도
조금은 알 수 있다.
행복이란 말이
기분에 휩쓸려 사라지지 않도록.
적어도 진짜 행복함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알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