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그림을 놓지 않기 위해
의사 선생님의 ‘그’ 얘기,
글, 그림에 몰입하면
정신건강에 더 해롭다는 이야기,
그 분야에 성공한 사람은
다 정신과 쪽의 환자라는 이야기에
뭔가 짠짠 한 오기가 듬뿍 올라왔다.
겉으로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웃는 표정으로 고개만 대강 끄덕였다.
하지만
맘속 깊은 곳에서는
선생님의 말들에
절대 동의가 되지 않았다.
내가 욕심이 많나 보다.
돈을 버는 브랜드 디렉팅, 컨설팅, 디자인도
잘하고 싶고
그림 작가로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고
글작가로도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싶다.
세 영역 중에서도
그림과 글이
지금 돈을 버는 영역보다 우선시 되는데,
그것에 몰두하지 말라니,
몰입하지 말라니
그냥 취미정도로 가볍게 하라니
말도 안 된다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긴 되었다.
내 마음의 원함은 그렇지만
내 몸과 뇌가 견디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다른 어른들을 코칭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일을 하는,
브랜드의 방향을 잡고
그걸 시각화하고
디렉션을 하는 내가
정작 내 삶은 이리 헤매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 하다.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결론,
그냥 신경 쓰지 말자.
내가 내 삶의 밸런스를 잘 맞추면 된다.
3가지 인생을 사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최대한 밸런스를 맞춰보자.
의사 선생님의 요지는
몰입하지 말라가 아니라
과몰입이 타인과의 관계와 소통을
단절시키고 고립시킬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었으니,
세상과, 많은 사람들과
잘 소통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어떻게든 의사 선생님의 말을
부정하고 듣지 않으려는
떼쟁이 아이처럼
생각 속에서 부지런히
임시방편 답이라도 찾아내본다.
그래,
소통 잘하면 되지 뭐.
애초에 그림도 글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영향력을 주기 위해
그리고 쓰고 하는 건데,
소통은 원래 내 옵션에 포함돼 있던 것이니까
애초의 방향대로 소통에 더 힘쓰자.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정신건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나를 더 잘 돌보면 되잖아!
갑자기 발이 시리다.